하승진의 누나 하은주(22.샹송화장품)이 일본여자농구대표에 전격 발탁됐다. 일본농구협회는 한국 출신으로 일본 국적을 취득한 신장 202cm의 하은주 등 12명의 여자대표를 최종 선발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올해 샹송화장품의 주전 센터로 여자실업농구 우승을 이끈 하은주는 지난달 15일 일본대표 후보 35명에 포함돼 일찌감치 대표 발탁이 예상됐다. 중학교 때 일본으로 건너간 하은주는 지난 2003년 대한농구협회의 만류를 뿌리치고 일본으로 귀화한 뒤 샹송 화장품에 입단, 기량이 급성장해왔다. 하은주는 지난달 한.일 왕중왕전 참가차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일본대표 발탁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지만 "나는 일본식 농구와 생활에 맞는 것 같다. 정주현 샹송 감독님 또한 한국인이라 편하다"며 일본농구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한국여자농구연맹은 지난달 하은주가 귀국했을 당시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내 복귀 의사를 타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고 일부 국내 프로구단이 영입 의지를 피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일본농구대표팀 관계자들은 한국과 중국이 아시아농구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아시아 최장인 하은주를 영입함으로써 높이의 우위로 정상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하은주를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농구협회는 하은주를 포함한 12명의 선수를 오는 6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시켜 시험 가동한 뒤 베이징올림픽까지 조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은주는 향후 국제무대에서 한국대표팀과 잦은 맞대결이 예상돼 `연봉퀸' 정선민(국민은행)이 185㎝에 불과한 한국으로서는 복병을 만난 셈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챔프전 당시에도 진통제를 맞았다"는 하은주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있어 풀타임을 뛰기 힘들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조승연 전 여자농구연맹 전무는 "지난달 만났을 때 하은주가 자세한 말을 안했지만 일본대표로 뽑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아시아 최장신인 하은주 때문에 일본이 강해질 것이다. 2m라는 키는 상대 여자선수에겐 공포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은주가 일본 생활에 만족한다는 얘기를 부모님을 통해 들었다. 아마도 주변에 많은 신세를 지다 보니까 일본에 남는 쪽을 선택한 것 같다. 하은주가 한국팀에 들어온다면 베이징올림픽에 큰 도움이 될 텐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농구협회는 여자농구 우승팀 샹송화장품과 준우승팀 일본항공 감독이 모두 한국인이라서 아테네올림픽 코치였던 하기와라 미키자에게 여자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일본항공 코치를 사령탑으로 잠정 내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