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최근 불거진 프로구단의 대표 선수 차출문제와 관련, 프로축구연맹의 방관자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축구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19일 "대표선수 차출문제를 놓고 축구협회가 직접 구단을 맞상대하면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아쉽다"며 "프로연맹에서 먼저 구단들의 입장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제기한 뒤 축구협회와 협의하는 수순을 밟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프로연맹이 구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있는 단체지만 축구협회가 구단과 마찰을 빚을 때도 수수방관하는 입장만 취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프로연맹은 지난달 수원컵 청소년축구대회를 앞두고 축구협회가 FC 서울과 대표선수 차출문제로 마찰을 빚는 동안에도 아무런 중재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박주영,김승용,백지훈이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일부 프로구단과 축구협회의 대표팀 차출문제에 따른 충돌은 한일월드컵 이듬해인 2003년부터 꾸준히 반복돼 왔다. 하지만 프로구단들은 그 때마다 '국가대표팀 우선론'의 여론에 밀려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대표팀 소집때만 되면 축구협회와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FC 서울을 비롯한 일부 구단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축구협회는 결국 22일 예정된 프로연맹 실무위원회에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를 참석시켜 각 구단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축구협회는 최근 잇따라 관련부서 회의를 열고 현 소집규정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간 상태지만 지난 2003년 개정한 소집규정의 전면적인 수정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 오는 5월 10일 시작되는 청소년(U-20)대표팀의 소집에 맞춰 K리그 경기 일정을 감안해 각 구단들의 입장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5월에는 K리그 정규리그가 시작되는 만큼 5월 21일 시작되는 부산컵 청소년축구대회때는 지난 3월 수원컵 청소년축구대회때와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구단과의 사전조율에 신경쓰겠다는 게 축구협회의 기본 입장이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유영철 홍보국장은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은 물론 각 구단들이 서로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좋은 방향으로 의견을 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프로구단의 한 관계자는 "프로연맹과 축구협회는 태생적으로 일란성 쌍둥이와도 같다"며 프로연맹에 대한 불신의 시각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