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 프로축구 K리그 2005 삼성하우젠컵에서 대구 FC의 초반돌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 가운데 주장을 맡고 있는 진순진(31)이 K리그 최고의 '후반전 해결사'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올해로 K리그 7년차를 맞는 진순진은 17일 펼쳐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전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따라 터트리는 절정의 골감각으로 대구 FC의 컵대회 1위 복귀를 이끌어 냈다. 비록 경기는 4-4로 비겼지만 끈질긴 대구 FC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지난 3월 20일 광주 상무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트렸던 진순진은 28일만인 17일 포항전에서 1-3으로 뒤지고 있던 긴박한 상황에서 전반 37분 '해결사'로 투입돼 후반 11분 동점골과 후반 22분 역전골을 성공시켜 단번에 분위기를 뒤집어 버렸다. 조커의 역할 뿐 아니라 팀을 이끄는 주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200% 달성한 것. 2003년말 FC 서울에서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면서 은퇴의 기로에 섰던 진순진은 '박종환 사단'의 부름을 받고 대구 FC로 이적, 지난해 K리그 27경기에서 7골3도움을 터트리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진순진은 박 감독의 전략에 따라 '조커'로 집중단련을 받아 지난해 후반전에 7골을 성공시키며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을 맡아왔다. '후반전의 사나이'의 원조격인 이원식(FC 서울)이 주춤하는 사이에 진순진이 대구 FC에서 영양가 높은 골을 터트리며 K리그 최고의 조커로 등극하고 나선 것. K리그 데뷔 7년만에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지만 진순진에게도 방황의 시기는 있었다. 지난 97년 상지대를 졸업하고 실업팀인 할렐루야에 입단해 2년간 활약한 뒤 99년 드래프트로 안양LG(현 FC 서울)에 입단했지만 프로 데뷔 첫해에 큰 교통사고를 당하고 허리 디스크까지 겹치면서 시련의 시기를 겪었다. 2001년에는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돼 선수생활을 접을 위기까지 처했던 진순진은 2003년 조광래 감독의 배려로 다시 그라운드에 선 뒤 그해 K리그에서 40경기에 출전해 10골 2도움을 쏘아올리며 제 기량을 회복했다. 2004년 FC 서울과의 계약 문제로 대구 FC로 이적한 진순진은 그해 7골 3도움을 기록해 노나또-훼이종 투톱에 이어 조커로서 팀내 득점 3위를 기록하는 활약으로 주전자리를 확고히 했다. 올해 팀내 최고참으로서 주장의 임무를 맡은 진순진의 어깨는 무겁지만 의욕으로 가득차 있다. 진순진은 "지난해말 고참급 선수들이 많이 방출돼 젊은 선수들로 팀이 이뤄지다보니 화합과 조직력을 끌어내는 게 가장 어렵다"며 "박 감독님의 축구가 3년째 이르면서 뿌리내리고 있는 만큼 올시즌 우승은 힘들더라도 우승후보들을 위협하는 팀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또 "스타급 선수들이 없지만 어느 팀과 비교해도 경기력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며 "선수들의 정신력과 감독의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잘 들어맞고 있다"고 자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