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얻은 타이틀인만큼 롱런하겠다." 한국 여자프로복싱 사상 세번째로 세계챔피언에 오른 `얼짱 복서' 최신희(22.현풍)가 한껏 고무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롱런을 선언하고 나섰다. 최신희는 30일 선양에서 열린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플라이급 챔피언 마리벨 주리타(27.미국)를 상대로 부상 투혼을 불사른 끝에 7회 판정승을 거두고 극적으로 세계챔피언에 오른 것. 특히 최신희가 이날 맞붙은 주리타는 지난해 9월 19일 한국에서 열린 세계챔프 결정전에서 뭇매를 맞으며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했던터라 이날 설욕전은 의미가 컸다. 그동안 최신희는 170㎝에 달하는 최적의 체격 조건을 갖고 있음에도 승부 근성과 맷집이 약한데다 국제경험이 없어 세계 무대에는 힘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복싱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최신희는 단 한차례의 국제전도 치르지 않은 채 지난해 9월 주리타와 세계챔프전에 나섰다가 몸이 얼어 붙어 주먹 한방 제대로 날리지못하고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당시 주리타에게 패했던게 오히려 최신희에게 약이 됐다. 지난해 9월 주리타와 챔프 결정전 당시 `얼짱 복서'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최신희는 기분이 우쭐해지고 자신의 실력을 과대 평가한 결과,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정말 그때 복싱글러브를 벗고 싶었다'는 최신희는 이후 한달여동안 두문불출한끝에 다시 박상권 현풍 코치를 찾았고 그해 11월 28일 전초전 형식으로 치러진 랭킹전에서 마리샤 알라벨을 1회 44초만에 때려눕히며 훌륭히 재기했다. 최신희가 이같은 급성장은 혹독한 스파링을 통해 맷집과 담력이 좋아졌고 무엇보다 정신력이 무장됐기 때문이다. 최신희는 올 겨울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들 정도로 남자 선수들과의 스파링을 거쳤고 눈물나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질 몸매를 키웠다. 그는 "정말 이렇게 힘들게 훈련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나의 상처난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일념에 이를 악물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물론 최신희의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신희는 지속적인 훈련에도 불구하고 펀치력이 약하기 때문에 상대 선수와 정면 맞대결보다는 잽을 통해 거리를 둔 뒤 연타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전술을 구사해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최신희는 "일단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달성해 기쁘다.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챔피언 벨트를 지키는 것이 내게는 더욱 중요하다. 이제부터는 자신있게 할 수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양=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