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맘 쇼크'를 안고 돌아온 본프레레호 태극전사들이 28일 낮 '약속의 땅' 경기도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다시 집결해 사활이 걸린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전(3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전날 인천공항에 돌아오자마자 선수단을 해산시킨 요하네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은 이날 낮 1시께 NFC에 도착해 조영증 NFC 센터장과 몇 마디 담소를 나눴으나 시종 무표정한 얼굴로 숙소에 들어갔다. 앞서 김동진(FC서울)이 오전 11시께 가장 먼저 센터에 모습을 드러냈고 김진규(주빌로 이와타), 조재진(시미즈), 김영광(전남) 등이 차례로 나타났다. 조재진은 "부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전에) 뛰지 못해 아쉽다"며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활약을 보일 것임을 다짐했다. 26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실망스러운 플레이로 일관했던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는 평소의 활달한 표정과는 달리 잔뜩 풀이 죽은 얼굴로 센터 주변을 거닐었다. 이천수는 '풀 죽어 있지 말라'는 취재진의 말에 대꾸없이 그냥 씩 웃는 얼굴로편하지 못한 속내를 드러냈다. 작은 가방을 끌고 숙소로 향한 김두현(수원)도 "어제 소속 팀에 가지 않고 친구들과 잠깐 얼굴보고 다시 들어왔다"며 묵묵히 앞만 바라보고 들어갔다. 대다수 태극전사들은 국내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과 실망감을 안겨 줬다는 사실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는 것처럼 아무런 말없이 오후 훈련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평소 선수들끼리 삼삼오오 산책하고 얘기꽃을 피우는 모습이 자주 보였던 파주NFC는 이런 분위기 탓인지 오후들어 잔뜩 찌푸린 하늘이 걷히고 햇살이 비쳤지만 계속 무거운 침묵과 긴장감만 흘렀다. 일찍 도착한 선수들은 본관 1층 로비에 모여 오후 1시30분부터 본프레레 감독과함께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훈련에 들어갔다. (파주=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