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이 '미니 한일전'으로 변모했다. 이미 LPGA 투어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무려 18명이나 출전한데다 '일본 골프여왕' 후도 유리와 최근 일본에서 최고 인기 스타로 떠오른 미야자토 아이가특별초청선수로 나섰기 때문. 후도와 미야자토는 지난해 12월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 일본 대표로 출전,박세리(28.CJ), 박지은(26.나이키골프), 김미현(28.KTF), 한희원(26.휠라코리아) 등이 주축이 된 한국 대표팀과 일전을 겨루는 등 한국선수들과는 구면이다. 또 미야자토는 올해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렸던 여자월드컵골프대회에서도장정(26), 송보배(19.슈페리어)가 짝을 이룬 한국대표팀과 우승을 다퉈 이번이 3번째 한국선수들과의 만남. 후도와 미야자토가 출전하면서 LPGA 투어에서 좀체 눈에 띄지 않던 일본 기자들도 40여명이나 현장 취재에 나섰다. 교민 언론이 대거 취재에 나서기 때문에 언제나 한국 보도진으로 북적대던 이대회 미디어센터에는 올해는 '일본어'가 '한국어'보다 우세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올해 여자월드컵골프대회에서 일본을 우승으로 이끈 미야자토는 24일(한국시간) 프로암 때부터 엄청난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 눈길을 끌었다. 현지 언론까지 가세해 미야자토에 따라 붙은 보도진은 '장타소녀' 위성미(16.미셸 위)를 취재하는 기자만큼 많았다. 지난 2003년 대회 때 위성미를 불러 들여 '흥행대박'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대회조직위는 미야자토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폭증하자 벌써부터 '사상 최대 흥행 성과'를 기대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미야자토는 대회 디펜딩챔피언 박지은, 그리고 '지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그리고 위성미 등과 함께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등 대회조직위로부터 '스타'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더구나 미야자토와 위성미는 대회 첫날과 둘째날 같은 조에 편성돼 '미니 한일전'의 선봉에 서게 됐다. 미야자토는 "위성미와 처음 만났는데 나보다 더 언니같았다"면서 "올해 LPGA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성미는 "미야자토가 아주 훌륭한 프로 선수라는 사실말고는 아는게 별로 없다"면서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중인데 이번 기회에 미야자토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 2연패에 나서는 박지은은 "지난주에는 허리가 너무 아팠다"면서 "꾸준히 치료를 받고 있어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란초미라지=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