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의 단골 들러리 수원 삼성생명이 이번에는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년동안 4시즌 연속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한 차례도 챔피언에 등극하지 못한 비운의 구단. 지난 2002년 여름리그 챔프전에서 안산 신한은행의 전신 현대에 무릎을 꿇은 이후 2003년 겨울리그와 여름리그에서는 춘천 우리은행에 잇따라 져 타이틀을 놓쳤다. 4번째 도전이었던 지난해 겨울리그에서는 트레이드를 통해 김지윤 등 대어를 영입한 `만년꼴찌' 인천 금호생명에 발목이 잡혀 또 한번 분을 삭였다. 2003년 우승 문턱에서 우리은행에 2차례 연속 발목을 잡힐 때는 미국프로여자농구(WNBA)에서도 특급으로 통하는 `용병' 타미카 캐칭에게 당했다고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챔프전에서 맞붙게 될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외국인 선수가 WNBA 선수이기는하지만 골밑을 지배하는 센터가 아닌 가드들이고, 이들에 비하면 특급 용병은 오히려 삼성생명이 데려온 루스 앨런 라일리이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 쇼크에서 건너온 라일리는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에서 미국에 금메달을 안긴 드림팀의 한 축으로, 지난 2003년 WNBA 플레이오프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라일리의 합류로 골밑이 안정된 삼성생명은 국가대표 `고액연봉' 3인방 이미선,변연하, 박정은이 가드와 포워드진을 이뤄 리그 6개 팀 가운데 포메이션이 가장 안정된 팀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삼성생명은 정덕화 감독이 새로 사령탑에 오르면서 그간 자랑해오던 화려한 공격이 아닌 수비지향 팀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시즌까지 삼성생명의 코치로 활동했던 정미라 MBC 해설위원은 "그간 삼성생명의 특색은 변연하 등을 앞세운 화려한 공격이었지만 정덕화 감독의 삼성생명은수비를 앞세워 이기기 위한 농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고의 공격수들이 화려한 플레이를 자제하는 것이 여자농구 흥행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공격을 잘하면 경기를 이기고 수비를 잘하면 챔피언이 된다'는 말은 농구의 금언이다. 정덕화 삼성생명 감독은 오는 11일부터 맞붙게 될 상대에 대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모두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어느 팀을 만나는 것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은연중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테랑 포워드 박정은은 "우리가 지난 4시즌과 다른 점은 한창 상승세를 타고있을 때 챔피언결정전을 맞았다는 것"이라며 2001년 겨울리그 이후 4년만의 챔피언복귀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