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아시아 대표 주자의 자존심을 걸고 싸우자' 한국과 일본 출신의 메이저리거 선수들이 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본격 시작되는 시범경기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생존경쟁과 더불어 한.일 양국의 명예를 건 선의의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참가중인 한국인 선수는 주전 1루수를 예약한 최희섭(LA다저스)과투수 박찬호(텍사스), 구대성, 서재응(이상 뉴욕 메츠), 김병현(보스턴), 봉중근(신시내티), 김선우(워싱턴), 백차승, `예비 빅리거 타자' 추신수(이상 시애틀) 등 9명. 일본프로야구 슈퍼 스타 출신도 스즈키 이치로, 사사키 가즈히로, 하세가와 시게토시(이상 시애틀),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마쓰이 가즈오(뉴욕 메츠), 이시이 가즈히사, 나카무라 노리히로(이상 LA 다저스), 도모 오카(워싱턴), 다카쓰 신고(시카고 화이트삭스)를 포함해 15명에 이른다. 이들 한.일 선수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최희섭과 `초청선수'(Non-Roster Invitees)'로 시범경기에 나서는 마이너리그 3루수 나카무라가 벌이는 방망이 대결. 최희섭은 숀 그린의 이적으로 올 시즌 1루 무혈입성이 떼 놓은 당상인 듯 하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범경기에서 장기인 장타력을 뽐내며 짐 트레이시 감독의 확실한 믿음을 얻는다면 폴 데포데스타 단장의 기대처럼 팀의 기둥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이와 달리 좌완투수나 변화구 공략에 허점을 계속 드러내면 2루수 제프 켄트나 3루 백업요원으로 1루를 노리는 나카무라에게 붙박이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 2001년 일본프로야구에서 46홈런을 쏘아올렸던 `거포' 나카무라가 스프링캠프 참가의 걸림돌이었던 비자 문제가 해결되면서 3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참가할 예정이어서 최희섭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4년간 다저스 마운드에서 희비가 교차했던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 이은 한.일 2라운드 대결이 본격 시작된 셈이다. 또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수모 속에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김선우도 워싱턴의 선발진 활약이 유력한 일본인 투수 도모와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김선우는 아마 시절의 투구폼으로 회귀하며 심리적 안정을 찾고 볼끝이 살아나치열한 선발 관문 통과를 타진하고 있고 리반 에르난데스, 에스테반 로아이자, 토니아르마스 주니어에 이어 4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도모는 지난해 3승7패(방어율3.40)의 부진을 털고 부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시애틀에서는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유망주' 추신수가 지난해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안타기록(262개)을 세운 이치로(우익수)와 랜디 윈(좌익수), 제레미 리드(중견수)가 버틴 외야를 비집고 빅리거 승격을 기대하고 있다. 또 메츠에서도 한국인 투수 `듀오' 구대성, 서재응과 유격수에서 2루수로 전향한 일본인 타자 마쓰이가 한.일 양국의 명예를 걸고 투.타의 한 부분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시범경기에서 일본인 선수들과 팀내와 팀간을 넘나들며 투.투 또는 투.타 대결을 벌일 태극전사들이 지난해 동반 부진을 터는 정규시즌 시험대 맹활약이 기대된다. (포트세인트루시=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