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잔류와 마이너리그행 기로에 선 한국인 투수 서재응(28.뉴욕 메츠)이 첫 실전 등판에서 인상적인피칭으로 개막전 25인 엔트리 포함 기대를 부풀렸다. 서재응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투루시 트러디션필드에서 열린 팀 청백전에 선발 등판, 1⅔이닝 동안 10명의 타자를 상대로 3볼넷을 허용하는 제구력 불안을 노출했으나 삼진 1개를 곁들이며 1안타로 1실점(비자책)했다. 투구수는 지난해 후반기 시즌부터 집중 연마한 투심패스트볼과 스플리터를 실험하느라 39개로 다소 많았고 이중 스트라이크는 21개로 직구 최고구속이 90마일(145㎞)이 찍힐 정도로 구속도 정규시즌 못지 않았다. 특히 메츠가 스토브리그 때 7년간 1억1천900만달러에 영입한 `거포' 카를로스벨트란 등 팀의 중심타선을 상대로 점수를 내주지 않았고 2사 만루 위기에서도 상대타자를 3구삼진으로 처리하는 뛰어난 위기 관리능력까지 보였다. 투수들의 구위와 팀 플레이를 점검하는 형태로 진행된 이날 청백전에서 원정팀선발로 1회말 처음 마운드에 오른 서재응은 몸이 덜 풀린 듯 출발이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 호세 레이예스를 2루 땅볼로 돌려세운 서재응은 마쓰이 가즈오를 맞아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몸쪽 직구로 승부를 걸었으나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벨트란을 상대로 체인지업 등을 시험했으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루로 걸어 내보냈고 마이크 피아자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급한 불을 끄는 듯 했으나 덕민트키에비치를 다시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를 자초했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서재응의 맞상대는 지난해 빅리그 69경기에서 타율 0.293,40타점을 기록했던 우타자 데이빗 라이트. 서재응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연속 2개 꽂은 뒤 3구째 바깥쪽으로가라앉는 투심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 결국 데이빗을 3구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빼어난 피칭으로 실점하지 않고 위기를 벗어났다. 서재응은 3-0으로 앞선 2회에도 에릭 발렌트에 볼넷을 허용하고 두 타자를 2루땅볼과 우익수플라이로 처리한 뒤 제라드 월리엄스 타석 때 평범한 땅볼성 타구를 1루로 악송구한 3루수의 실책으로 1점을 내줬지만 비자책으로 기록됐다. 아웃카운트가 1개 남아 있었지만 투구수 조절을 위해 서재응은 마운드를 내려왔고 정식경기와 달리 이날 청백전에선 서재응이 2회까지 1⅔이닝만 던지고도 이닝이교체돼 3회부터 다른 투수가 등판했다. 서재응은 "연습해왔던 투심과 스플리터를 포함해 다양한 변화구를 시험했는데제구가 조금 안된 걸 빼곤 전체적으로 감이 좋았다"며 피칭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첫 실전등판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서재응은 오는 7일 스플릿스쿼드(두개팀으로나눠 하루에 2경기를 동시에 하는 것)로 진행되는 워싱턴 내셔널스 또는 애틀랜타브레이브스와의 시범경기 데뷔전에 선발등판, 3이닝 정도 던질 예정이다. 한편 전날 청백전에서 1이닝 2안타 1실점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른 구대성(36.메츠)은 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시범경기에 중간계투로 등판, 메이저리그 공식경기 데뷔전을 치르고 최희섭(26.LA 다저스)도 3일 친정팀 플로리다 말린스와의시범경기 개막전에 주전 1루수로 출장한다. (포트세인트루시=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