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폼도 바꾸고, 근력도 키웠고, 흘릴만큼 땀도 쏟았다..." 올시즌 재기를 선언한 `라이언 킹' 이승엽(29.롯데 지바 마린스)이 마지막 수능시험에 나선다. 이승엽은 2일 일본 고베 인근 도시인 히메지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첫 시범경기에 출전, 주전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체류했던 지난 겨우내 외부 출입을 삼가고 근력강화에 충실했던 이승엽은 특유의 타격폼도 장타를 노리기 보다는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바꾸는 등 어느해보다 충실한 훈련으로 올시즌을 준비했다. "프로 데뷔이후 이처럼 철저히 훈련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던 이승엽은 그 보상이라도 받듯 캠프기간 연습경기에서 방망이가 잘 돌았고 컨디션도 최고조에 올라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시험무대는 지금부터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첫 해였던 지난 해에도 캠프 기간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연일 장타를 자랑했지만 정작 시범경기가 벌어지자 14게임에 출전해 타율 0.222, 3홈런, 6타점에 그쳤고 삼진은 무려 16개를 당했다. 시범경기에서의 부진은 곧장 정규리그로 이어졌다. 시즌 초반부터 철저한 견제를 펼친 일본 투수들의 정확한 제구력과 낙차 큰 유인구를 공략하지 못한 이승엽은 일찌감치 주전에서 밀려나 2군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야구를 시작한 뒤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수모를 당한 것. 때문에 올시즌 이승엽의 지상목표는 명예회복뿐이다. `국보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이 일본 진출 2년째에 기적같은 재기에 성공해 일본야구를 평정했듯이 이승엽도 올해는 `아시아의 홈런왕'이라는 자존심을 되찾아야한다. 현재까지 이승엽을 지켜본 전문가들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바비 밸런타인 롯데 감독은 캠프기간 "이승엽의 수비 포지션은 유동적이지만 선발 출장은 가능할 것"이라며 신뢰를 보냈고 일본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도 재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제 남은 관건은 이승엽 스스로 어떻게 자신감을 회복하느냐다.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걸머진 이승엽이 선배 선동열이 그랬던 것 처럼 화려한 재기에 성공할지는 2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고베=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