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투수와 타자들이 `기회의 땅' 플로리다와 애리조나를 무대로 펼쳐지는 시범경기에서 팀의 명운을 건 불꽃튀는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스토브리그 동안 전력을 재정비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오는 2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정규시즌 개막전까지 한달여 그레이프프루트리그(플로리다)의 18팀과 캑터스리그(애리조나)의 12팀으로 나눠 전력 최종 점검을 위한 시범경기를 벌인다. 플로리다에선 풀타임 1루수를 예약한 최희섭(26.LA 다저스)과 빅리그 성공을 꿈꾸는 구대성(36), 선발 진입을 노리는 서재응(28.이상 뉴욕 메츠), 봉중근(25.신시내티 레즈), 재기 다짐한 김병현(26.보스턴 레드삭스), 원점에서 재출발하는 김선우(28.워싱턴 내셔널스)가 개인훈련과 스프링캠프 기간 쌓은 실력을 평가받는다. 애리조나에서도 부활을 노리는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와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예비 빅리거' 타자 추신수(23), 지난해 메이저리그 첫 선발승을거둔 유망주 투수 백차승(25.이상 시애틀 매리너스)이 본격 시험대에 오른다. 특히 이 기간 한국인 선수끼리의 맞대결이 예고돼 있어 흥미를 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빅매치는 최희섭과 뉴욕 메츠의 한국인 투수 `듀오' 구대성,서재응이 벌이는 `창과 방패'의 기세 싸움. 같은 내셔널리그에 소속된 최희섭의 소속팀 다저스(서부지구)와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외계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 `거포' 카를로스 벨트란을 잡은 구대성, 서재응의 메츠(동부지구)는 시범경기 때 다음 달 6일(포트세인트루시)을 포함해 모두 5차례 맞붙는다. 최희섭은 붙박이 1루수 출장이 예상되는 만큼 팀 상황에 따라 등판이 예상되는구대성, 서재응과의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없다. 겨우내 강도높은 훈련으로 방망이 파워가 붙고 스윙이 한결 빠르고 정교해진 왼손타자 최희섭은 `좌타자 킬러' 명성을 얻은 구대성과 빠르면 3월6일 첫 투.타 대결을 벌인다. 최희섭은 `아킬레스건'인 좌타자 공략을 시험받게 되고 3월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시범경기 첫 등판이 예고된 구대성은 투.타 대결 결과에 따라 `좌완셋업맨' 위상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최희섭은 구대성이 나오지 않으면 3월2일 팀 자체 청백전에서 선발로테이션 진입을 타진하는 광주일고 2년 선배 서재응과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희섭은 또 `트레이드설'에 시달렸던 고교 1년 선배 김병현과 3월11일(포트마이어스)과 22일(베로비치) 등 2차례 맞대결이 예정돼 있고 40인 로스터에서 빠진 뒤초청선수로 참가한 김선우의 소속팀 워싱턴과 3월21일 스플릿스쿼드 게임(베로비치)등 4차례 대결한다. 애리조나에선 올 시즌 3선발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은 박찬호가 후반기 40인 로스터 확대 때 빅리거 승격을 기대하는 시애틀의 `기대주' 추신수, 백차승과 각각 투.타 또는 투.투 맞대결을 할 가능성이 있다. (포트마이어스=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