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선 왼손타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킬러'지만 과연 방망이 실력은.' `고무팔' 구대성(36.뉴욕 메츠)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투수 뿐 아니라 타자로서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다. 한국인으로는 10번째로 빅리그에 입성한 구대성이 좌완 불펜투수 전업은 물론이고 가외로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올라 상대 투수들과 마주해야 하는 것. 지명타자제가 있던 한국 프로야구 빙그레, 한화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 시절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다른 환경이다. 구대성이 등판 때 최소 1이닝에서 3이닝까지 소화한다고 가정할 때 1, 2차례 타석에 설 기회가 있다. 두둑한 배짱과 칼날 제구력으로 `야구 9단'과 `좌타자 킬러' 등 투수로 이름을날렸지만 투.타를 겸업했던 고교 시절 이후 17년 만에 방망이를 다시 잡게 된 구대성의 공격력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미국 플로리다 포인트세인트루시에서 지난 19일부터 피칭 등 정상적인 투수 훈련과 함께 번트 등 타자로서의 수업을 받으며 진땀을 흘리고 있는 구대성은 대전고재학 시절 배팅 실력은 그리 떨어지지 않는 투수였다. 고교 2학년이던 지난 87년 제42회 청룡기 때 결승전을 벌인 경남고를 맞아 11회완투하며 6-5 승리를 이끌고 우수투수상을 받은 구대성은 5경기에서 홈런과 타점은없었지만 13타수 4안타(타율 0.308)로 3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역시 우수투수상을 받았던 88년 제18회 봉황대기에선 5경기 모두 클린업트리오인 3번 타자로 활약하며 20타수 8안타 2타점의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물론 고교 때와 강속구에 송곳 제구력, 까다로운 변화구로 무장한 내로라하는투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와는 차원 자체가 다르다. 구대성이 어쩔 수 없이 타석에 서야 하는 만큼 피칭 못지 않게 배팅훈련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대목이다. 마운드에선 독특한 투구폼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고 타석에서도 `물방망이타자' 오명을 쓰지 않고 팀에 도움이 되는 희생번트나 외야로 총알처럼 빠지는 안타를 뽑는다면 구대성의 빅리그 성공 보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트세인트루시=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