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포는 용병에게 맡겨라.'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도 외국인 스트라이커들이 프로축구 K리그를 휩쓸 조짐이다. 23일 경남 통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전북 현대의 2005 통영컵 국제프로축구대회 첫날 경기는 펠릭스와 루시아노의 득점포가 폭발한 부산의 2-1 승리로 돌아갔다. 최근 막을 내린 A3 닛산챔피언스컵에서 브라질 올림픽대표팀 출신 나드손이 경기당 2골씩 총 6골을 뿜어 수원 삼성에 우승컵을 안긴데 이어 벌써부터 외국인 공격수들의 활약이 소속팀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 지난해에는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 모두 브라질 출신 공격수인 모따(전 전남)와 나드손이 휩쓸며 용병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대회는 K리그 개막을 앞둔 부산과 전북 양팀이 전력을 정비하는 준비 과정으로 기회로 활용하고 있지만 용병에 대한 공격 의존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정규시즌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승장인 이안 포터필드 부산 감독은 "우리는 공격수가 많지 않다. 용병 3명만 있을뿐 한국인 스트라이커가 없다"고 털어놓으며 이를 뒷받침했다. 선제골을 뿜어낸 펠릭스는 카메룬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골 결정력뿐 아니라 전광석화같은 돌파력과 터프한 몸싸움 능력을 선보여 합격점을 받았고, 지난해 대전 시티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루시아노도 부산에 합류한 지 사흘도 안돼 1골 1도움을 올리며 한국 무대 적응을 알렸다. 펠릭스는 경기를 마친 뒤 "아직 훈련을 같이 해본적이 없어 오늘 루시아노와의 호흡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가능한 한 많은 골을 넣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날 패한 전북 또한 브라질에서 날아온 신입 용병 네또와 모레이라를 투톱으로세워 이들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조윤환 전북 감독은 "서울이나 성남 등에 비해 국내 선수 보강이 적어 조직력과체력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며 윙백 박규선을 막판 공격수로 올리는 변칙 전술을선보이기도 했지만 꾸준히 골을 넣어줄 선수로는 역시 브라질 용병들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산과 전북 양팀뿐 아니라 '호화군단' 수원 삼성 또한 2001년 K리그 득점왕 산드로(일본 이치하라)의 영입을 추진, 나드손과 함께 막강 듀오를 형성할 전망이다. (통영=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