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이라는 말 대신 실력짱으로 불러주세요." 겨울 배구리그 여자부 5연패에 빛나는 현대건설을 3-0으로 셧아웃한 흥국생명의'얼짱' 좌우쌍포 윤수현(22), 황연주(19)가 팀 별명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흥국생명은 인터넷 팬카페도 갖고 있는 윤수현을 비롯해 진혜지, 이영주 등 미녀선수들이 많아 '얼짱군단'으로 불려온 팀. 그러나 성적은 외모와는 정반대로 지난 몇년간 매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특히 현대에게는 6년 동안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채 철저히 농락당했던 게 사실. 23일 현대건설전에서 24점(2점 백어택 3개 포함)을 쓸어담아 승리의 일등공신이된 윤수현은 "그동안 얼굴 이쁜 애들 많은 팀이라는 말을 들을때면 남모르게 속이상하기도 했다"면서 "이제는 얼굴도 예쁘고 실력도 짱인 팀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달라진 흥국생명의 강점은 '뒷심'. 윤수현은 "예전에는 승부가 20점대로 넘어가면 왠지 모르게 그냥 무너지고 말았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당장 우승은 못해도 결승까지는 가고 싶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신입생 황연주는 "1순위 지명에서 나혜원(LG정유)에게 밀렸지만 신인왕은 내 차지가 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177㎝의 '보통 키'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탄력으로 당장 주전 자리를 꿰찬 황연주는 "성인무대의 벽이 높지만 백어택 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백어택 여왕' 자리에도 도전할 것임을 내비쳤다. 흥국생명 돌풍의 원동력 중에는 작년 7월부터 팀의 기술 전도사로 들어온 어창선(37) 코치의 몫도 포함돼 있다. 과거 '조직력 배구의 대명사' 고려증권 멤버 출신인 어 코치는 2001-2002년 여자청소년대표팀과 대표팀 코치를 맡아 여자부 선수들을 조련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테크니션. 윤수현은 "어 코치가 오신 이후 스파이크의 각과 폭이 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