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과 특별 타격훈련, 아침훈련 30분 일찍...' 올 해가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한국인 빅리거 중 `맏형'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와 `준비된 거포' 최희섭(26.LA 다저스), `5.5 선발' 서재응(28.뉴욕 메츠)이 결연한 의지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부진을 털고 부활을 노리는 박찬호는 지난 18일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시작된 스프링캠프 투.포수 훈련에 불쑥 머리를 삭발하고 나타났다. 지난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머리 빠진 부위가 500원짜리 동전만할 정도로 `스트레스성 원형탈모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한 박찬호는 운동하기에 짧은 머리가 좋다고 삭발 이유를 설명했지만 훈련에 임하는 결연한 각오도 함께 담고 있는 게 사실. 지난 2001년 시즌 후 5년간 6천500만달러의 대박을 터뜨리며 텍사스 에이스로영입됐지만 5차례나 부상자명단에 오르며 3년간 고작 14승(2002년 9승, 2003년 1승,지난해 4승)에 그쳐 `먹튀' 오명을 쓰며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그러기에 계약 4년째를 맞는 박찬호는 올 시즌 팬들이 고대하는 화려한 투구를회복하며 진가를 입증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 특히 케니 로저스와 라이언 드리스에 이어 3선발이 예상되지만 옛 동료였던 페드로 아스타시오와 크리스 영, 후안 도밍게스 등으로부터 안정된 자리를 위협받고있어 또 다시 기대 이하의 활약 때는 트레이드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시즌 막판 최고구속 155㎞대의 강속구를 뿌렸고 겨우내 체계적인 훈련으로 고질적인 허리 통증없이 유연성과 함께 투구 밸런스를 되찾아 삭발의지를 성적으로 입증한다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 올 시즌 다저스의 풀타임 1루수를 사실상 예약한 최희섭도 지난 16일 출국 후 20일 스프링캠프가 위치한 플로리다 베로비치로 이동하기까지 4일간 비밀리에 특별배팅훈련을 실시했다. 팀 타격코치에 대한 예의 때문에 초빙한 인스트럭터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메이저리그에서 이름만 대도 알만한 거물급 인사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지난해 7월31일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다저스로 전격 트레이드된 뒤 숀 그린과의주전경쟁에서 밀려 홈런없이 타율 0.161 등 시즌 성적 15홈런 등 타율 0.251, 46타점의 부진을 떨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셈이다. 최희섭은 국내 체류기간 3개월 가까이 경남 남해 대한야구캠프에서 강도높은 체력훈련으로 힘이 붙어 방망이 무게를 높였고 스윙도 이전보다 훨씬 정교하고 빠른플로리다 시절의 `레벨스윙'으로 무장해 자신감도 생겼다. 스프링캠프 기간 특유의 장타력을 선보인다면 플래툰시스템의 희생양이 됐던 `반쪽 1루수' 꼬리표를 떼고 `전 경기 출장과 30홈런'이라는 시즌 목표를 달성하는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메츠의 선발진이 꽉차 선발투수들의 부상.부진 공백을 메울 `비상 대기조'나롱릴리프 활약이 예상되는 서재응도 아침 훈련 때 지난해보다 30분 빨리 클럽하우스에 도착,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는 부지런함으로 재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