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두번째 대회에 출전한 '탱크' 최경주(35.나이키골프)가 퍼팅 감각을 회복하지 못하고 첫날 상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최경주는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TPC(파71.7천21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FBR오픈(총상금 520만달러) 1라운드에서버디 4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 등을 묶어 1오버파 72타로 부진했다. 경기 지연으로 상당수 선수들이 1라운드를 마치지 못한 채 순연된 가운데 4언더파 67타를 쳐 선두에 나선 더들리 하트(미국)에 5타 뒤진 최경주는 공동25위에 머물렀다. 최경주는 평균 비거리 293야드의 드라이브샷을 대부분 페어웨이에 떨군데다 그린 적중률이 72%에 이를만큼 샷이 좋았으나 홀당 1.846개꼴인 퍼팅 부진에 발목이잡혔다. 올해 첫 대회였던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도 퍼팅 난조가 빌미가 돼 공동37위에그쳤던 최경주로서는 퍼팅 감각 회복이 발등에 불이 됐다. 교통사고 충격을 딛고 출전한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은 13번홀까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로 선전했다. 공동6위에 이름을 올린 나상욱은 5일 하루 동안 1라운드 잔여홀 5개홀을 치른뒤 2라운드에 나서는 마라톤 라운드를 견뎌내는 것이 상위권 고수의 관건이 될 전망. 최경주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비제이 싱(피지)도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 모두정확도가 절반 이하로 지면서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 71타에 그쳤다. 작년 이 대회 우승자 조너선 케이(미국)도 2오버파 73타를 쳐 타이틀 방어에 먹구름이 꼈고 필 미켈슨(미국)은 전반 9개홀에서 버디없이 보기만 4개를 쏟아내며 16번홀까지 2오버파로 부진했다. 하트는 3번홀(파5) 이글을 밑천으로 스튜어트 싱크(미국.68타)를 1타차로 제치고 기분좋은 선두에 나섰고 존 댈리(미국)는 기권했다. 한편 대회 때마다 72홀 합계 20언더파 이상의 낮은 스코어가 쏟아졌던 스코츠데일TPC는 며칠째 내린 비로 러프가 무성해져 선수들이 '낯선 코스'에서 진땀을 뺐다. 사막 한 가운데 조성된 스코츠데일TPC는 러프가 거의 없어 수월한 코스였으나 '이상 기후'로 난이도가 부쩍 높아진 것. 더구나 강한 바람이 불면서 기온마저 뚝 떨어져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먹었다. 미켈슨은 "1∼3언더파 정도면 아주 훌륭한 스코어"라면서 "다만 러프만 피해 간다면 5∼6언더파도 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갤러리들의 열광적인 관전 태도도 화제가 됐다. 갤러리들이 선수들 출신 학교 티셔츠를 입고 함성과 응원가를 부르며 응원을 펼치자 톰 레먼(미국)은 "마치 로즈보울 경기장에서 플레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