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가히 '박주영 신드롬'이라고 할 만하다. '중원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의 현란한 드리블과 '티에리 앙리(아스날)의 골결정력을 닮고 싶어하는 '준비된' 스트라이커 박주영(20.고려대)이 한국축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축구팬들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이제 20살. 박주영은 어느새 이회택-차범근-황선홍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축구의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유력한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미 고교시절부터 초특급 공격수로 이름을 날린 박주영이 축구팬들의 뇌리에 강한 충격파를 던진 건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중국과의 결승전. 박주영은 전반 37분 골지역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수비수 한명을 어깨 싸움으로 제쳐낸 뒤 일자로 늘어선 수비수 3명을 더 제치고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무려 수비수 4명과 골키퍼까지 속이는 절묘한 슈팅 타이밍은 박주영의 '천재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박주영은 27일 막을 내린 '2005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U-21)축구대회'를 통해서도 끊임없는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중국과의 개막전에서도 2골을 터트린 박주영은 우크라이나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단번에 득점랭킹 1위로 뛰어올랐다. 박주영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알제리와의 준결승전에서 2골을 뽑아내며 준결승전까지 3경기에서 한국이 뽑아낸 8골중 7골을 뽑아낸 데 이어 1도움까지 기록, 사실상 한국의 모든 골을 직간접적으로 책임졌다. 박주영은 27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추가골과 쐐기골을 잇따라 터트리며 4경기동안 9골 1도움이라는 놀라운 골결정력으로 한국의 우승을 견인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MVP에 이어 이번 카타르 대회 MVP까지 두 번의 국제대회에서 MVP 2관왕을 거머쥐었다. 이처럼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박주영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대구 반야월초등학교때 축구화를 처음 신은 박주영은 이미 청구고 시절부터 4개대회 득점왕을 휩쓸며 일찌감치 프로구단들의 눈독을 받아왔다. 2001년에는 K리그 포항 스틸러스의 후원으로 브라질 지코축구학교에서 1년간 '삼바축구'의 기본기를 배워왔다. 박주영의 강점중 하나는 물흐르는 듯 자연스런 드리블이다. 박주영은 이에 대해 "100m 달리기는 빠르지 않은 데 공을 차면서 달릴 때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자랑한다. 뛰어난 중심이동과 드리블 동안에도 계속해서 상대 수비의 몸동작을 읽어내는탁월한 순간판단이 슈팅 타이밍을 정확히 잡아내는 능력과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중국전에서 수비수 4명을 제치는 드리블끝에 골로 연결시켰던 장면이 대표적이다. 또 경기중 날리는 슈팅이 대부분 골문 안쪽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으로 이뤄질만큼 슈팅감각 역시 뛰어나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대회 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25골이라는 놀라운 골기록을 이뤄낼 수 있었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섀도우 스트라이커까지 어떠한 공격형태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내는 능력 또한 눈여겨볼만 하다. 축구 선교사를 꿈꿀 정도로 강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겸손한 축구선수가 되길 꿈꾸는 박주영이 많은 축구팬들이 열망하듯 한국 스트라이커계의 계보를 이어나가는 명실상부한 골잡이로 계속 성장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