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국)가 15개월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스트로크플레이 방식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며 세계 랭킹 1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우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골프장 남코스(파72.7천568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총상금 48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이로써 지난해 3월 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 이후 10개월여만에 PGA 투어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스트로크플레이 방식 대회 우승은 지난 2003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 이후 무려 15개월만이다.


지난해 드라이버 난조로 매치플레이이대회에서 단 1승을 거뒀을 뿐 사실상 무관에 머물렀던 우즈는 작년 겨울 결혼 이후 일본 던롭피닉스토너먼트, 타깃월드챌린지등 '챌린지 시즌'에서 2승을 거둔데 이어 마침내 PGA 투어 대회 우승컵까지 보태며'골프황제'의 위용을 되찾았음을 알렸다.


PGA 투어 통산 41번째 우승을 달성한 우즈는 더구나 세계랭킹 1위를 빼앗아간비제이 싱(피지)과 세계랭킹 3위 어니 엘스(남아공), 필 미켈슨(미국) 등 이른바 '빅4'가 모두 출전한 대회에서 보란듯이 우승한 것은 더욱 의미가 컸다.


86만4천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은 우즈는 싱을 제치고 상금 1위로 올라섰다.


또 99년과 2003년 이 대회를 제패했던 우즈는 미켈슨이 갖고 있는 뷰익인비테이셔널 최다 우승 기록(3회)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이 대회 8차례 출전에 한번도 '톱10'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진기록까지 보탰다.


지난해 내내 스윙을 뜯어 고친 끝에 작년 연말 "이제 스윙이 완성됐다"던 우즈는 첫 대회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 이어 두번째 대회인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전성기를 능가하는 완벽한 샷을 선보였다.


러프를 전전하던 드라이브샷은 평균 307.6야드의 먼거리를 날면서도 대부분 두번째샷을 치기에 어렵지 않은 곳에 안착했고 아이언샷도 핀을 향해 파고드는 예리함이 돋보였다.


메르세데스챔피언십이 열렸던 플랜테이션코스의 느린 그린에서 고전했던 퍼팅감각은 18홀 평균 26.5개로 이번 대회 들어 더욱 빛을 발했다.


전날 안개 때문에 치르지 못한 3라운드 잔여홀에서 2타를 잃어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톰 레먼(미국)에 3타 뒤진 공동5위로 4라운드에 돌입한 우즈는 8번홀까지3타를 줄이며 레먼과 동타로 따라 붙었지만 여전히 도널드에게 2타차로 뒤져 우승은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우즈는 도널드가 14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로 2타를 잃는 사이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내 레먼과 함께 1타차 공동선두로 치고 나왔다.


14∼16번홀에서 나란히 파행진으로 공동선두를 달리던 우즈와 레먼의 운명이 엇갈린 것은 17번홀(파4). 우즈가 1.5m 버디 기회를 만들어낸 반면 레먼은 두번째샷을 벙커에 빠트렸고파퍼트가 빗나가면서 우즈는 처음으로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찼다.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면서 2타차로 달아날 기회는 놓쳤지만 우즈는 18번홀(파5)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내리막 5.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떨궈 오랜만에 포호하는 모습을 갤러리 앞에서 연출했다.


올해 라이더컵 미국팀 단장으로 선임된데 이어 5년만에 투어 대회 우승까지 노리던 레먼은 3일간 선두를 지켰지만 17, 18번홀 연속 보기로 3타차 공동2위에 그쳤다.


한때 선두를 달렸던 도널드 역시 14번홀 더블보기에 이어 17번홀 보기로 우승기회를 날렸고 레먼과 찰스 하웰3세(미국) 등과 함께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웰3세는 18번홀에서 세번째샷이 깃대를 맞고 크게 튀긴 볼이 물에 빠진 희한한 장면을 연출해 화제가 됐다.


엘스는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6위에 올라 체면은 지켰지만 싱은 4라운드에서만 3타를 까먹으며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24위로 추락하며 연속 대회 '톱10' 입상 행진도 8경기에서 마감하고 말았다.


시즌 첫 대회에 나선 최경주(35.나이키골프)는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쳐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37위를 차지했다.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은 1언더파 287타로 공동45위에 머물렀고 이 대회가 데뷔전인 위창수(33.미국명 찰리 위)는 공동72위(6오버파 294타)로 혹독한 신고식을치렀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