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셔틀콕 여왕' 나경민(29.대교눈높이)이또다시 예상치 못한 불운속에 은퇴 위기에 몰렸다. 지난 10여년간 세계 최강의 기량을 갖고도 3차례의 올림픽에서 번번이 금메말을 놓쳐 눈물을 떨궜던 나경민이 지난 연말 서울시내 종합병원에서 CT(컴퓨터단층촬영)검사 도중 '쇼크'를 받아 사실상 선수생명을 마감하게 된 것. 평소 탈장 증세로 고생했던 나경민은 당시 CT검사를 위해 복용한 조영제에 과민반응을 보여 정신을 잃은 뒤 중환자실로 옮겨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벼운 검사로 여기고 들렀던 병원에서 `쇼크'를 받은 나경민은 사흘만에 퇴원한 뒤 현재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당시의 충격으로 무기력증을 호소하며 현재까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나경민의 소속팀인 대교눈높이의 서명원 감독에 따르면 "나경민은 현재 운동할 수 있는 몸이 아니다.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이후에도 감기몸살에 걸린 것처럼 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속쓰림까지 겪고 있다"고 전했다. 나경민은 지난 해 아테네올림픽에서 또다시 금메달을 놓친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뜻을 밝혀 국가대표 트레이너 겸 선수로 발탁됐었다. 그러나 CT검사 `쇼크'의 여파로 한 달 이상 훈련을 쉰 나경민은 지금도 컨디션이 회복될 기미조차 보이자 않아 국가대표는 물론 소속팀에서 조차 선수생활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중수 국가대표팀 감독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경민이는 아직도 세계 최정상의 기량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국가대표로 활동해 줄 줄 알았는데 지금 몸상태는 선수는 물론 트레이너로 활동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한배드민턴협회도 나경민의 은퇴를 기정사실화하고 국가대표 트레이너도 후임 인사를 물색중인 상태다. 김동문과 짝을 이뤄 국제대회 혼합복식에서 불멸의 70연승을 달렸던 나경민은 애틀랜타와 시드니, 아테네 등 유독 올림픽이 열리면 지독한 불운에 치를 떨더니 선수생활 자체를 황당한 `쇼크'로 마감해야할 처지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