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소녀' 위성미(15.미셸 위)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컷 통과 도전은 첫날부터 암초를 만났다. 위성미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0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48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4개를 묶어 5오버파 75타로 부진, 하위권으로 처졌다. 출전선수 144명 가운데 공동120위에 머문 위성미는 15일 2라운드에서 5타 가량을 줄여야 컷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60년만의 여성선수 PGA 투어 대회 컷통과와 20위 이내 입상이라는 당초 목표 달성은 쉽지 않게 됐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2라운드 합계 예상 컷오프 타수는 1오버파 141타. 위성미는 최고 시속 40㎞에 이르는 강풍을 만나 초반부터 샷이 흔들렸다. '코나(KONA)'라는 이 바람은 정상급 선수들도 제대로 샷을 날리지 못할만큼 강력했다. 비제이 싱(피지)은 "남자에게도 이겨내기 어려운 바람인데 어린 여자 선수가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하게 쳐야 한다는 부담 탓에 페어웨이우드로 자주 티샷을 날린 위성미는 장기인 장타력도 살리지 못한 채 샷은 러프와 벙커를 전전했다. 더구나 건조한 날씨 때문에 바싹 말라 빠르기가 더해진 그린에서 고전했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위성미는 11번홀(파4)에서 1타를 잃어 출발이 불안했다. 12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홀 2m 옆에 붙여 이번 대회 첫 버디를 잡아내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던 위성미는 그러나 16번홀(파4)에서 티샷이 빗나가면서 1타를 잃은데 이어 17번홀(파3)에서도 티샷 미스로 더블보기로 홀아웃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192야드에 이르는 17번홀에서 위성미는 앞서 경기를 펼친 어니 엘스(남아공)와 같은 4번 아이언을 잡았지만 샷은 홀 오른쪽으로 한참 벗어나 깊은 러프에 빠졌고 두번째샷으로 핀 6m 거리에 올렸지만 3퍼트로 한꺼번에 2타를 날렸다. 1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 나무밑으로 떨어져 1타를 더 잃은 위성미는 2번홀(파4)에서는 버디 퍼트가 홀을 4m 가량 지나가면서 3퍼트로 또 1타를 까먹었다. 위성미는 이후 드라이버를 잡고 300야드 안팎의 장타를 폭발시키면서 공격적인 플레이에 나섰지만 아이언샷이 자주 그린을 벗어나고 모처럼 맞은 버디 찬스에서는퍼팅이 따라주지 않아 끝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9번홀(파5), 1번홀(파4), 18번홀(파5)에서는 버디 퍼트가 홀 가장자리를 돌아나오거나 살짝 비켜가는 등 안타까운 순간도 적지 않았다. 이날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55.5야드에 그친 위성미는 페어웨이 안착률 57%,그린 적중률 50%, 그리고 그린 적중시 퍼트개수가 평균 2개(총 퍼트갯수 32개) 등전반적으로 플레이 내용이 좋지 않았다. 다만 벙커에 빠진 4개홀에서 3차례 파세이브를 하는 등 위기 관리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풀이 죽어 있던 위성미는 "그래도 꼴찌는 아니지 않느냐"면서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겼고 그렇지 않았다면 스코어는 더 심하게 망가졌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는 성숙함도 과시했다. 위성미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 덕에 무려 3천여명의 갤러리 속에 PGA 투어 데뷔전을 치른 루키 맷 데이비슨(미국)은 "15세 소녀와 라운드를 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고 얼떨떨해 했다. 이날 위성미를 따라 붙은 갤러리는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빼곡하게 들어섰고 마지막 9번홀 그린 주변에는 6겹의 인파가 둘러쌌다. 한편 브렛 퀴글리와 스튜어트 싱크, 톰 바이럼, 행크 퀴니(이상 미국) 등이 4언더파 66타를 쳐 공동선두에 올랐고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준우승자 조너선 케이와 폴에 이징어, 톰 레먼(이상 미국), 그리고 위성미의 연습 라운드 파트너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이 3언더파 67타로 공동5위 그룹을 형성했다. 세계 랭킹 1위 싱은 1언더파 69타로 공동18위에 올라 악천후 속에서도 무난하게 첫 라운드를 치렀지만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어니 엘스(남아공)는 1오버파 71타로 공동 48위까지 처져 발걸음이 무거웠다. 시즌 첫 대회 출전인 나상욱(20.코오롱엘로드)도 아이언샷 난조와 퍼팅 불안이 겹쳐 7개의 보기를 쏟아내 4오버파 74타(공동104위)로 출발부터 삐끗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