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이 싱(42·피지)이 2005시즌 첫 골프대회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인가.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지켜온 싱의 우승확률은 50%를 넘는다. 그는 출전선수 31명 중 3라운드까지 보기를 단 한개도 범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다. 그만큼 결정적 실수가 없다는 반증이다. 또 싱이 최근 거둔 11승은 모두 3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선끝에 이룬 것이다. 승기를 잡으면 마지막날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싱의 우승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최종일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다는 예보로 인해 티오프시간이 다섯시간 가량 앞당겨졌다. 날씨와 바이오리듬이 변수로 떠오른 것.또 챔피언조에는 그에게 2타 뒤진 어니 엘스(35·남아공)가 포함돼 있고,타이거 우즈(30·미국)도 5타차밖에 안된다. 최종일 그를 쫓는 선수 가운데 한두명의 컨디션만 좋아도 우승향방은 오리무중이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싱은 9일(한국시간) 하와이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메르세데스챔피언십 3라운드에서도 선두를 지켰다. 싱은 파를 15개나 했으나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잡은데 힘입어 4언더파를 기록했다. 합계 10언더파 2백타로 조너선 케이(미국)에게 1타 앞서 있다. 싱은 첫날 버디 7개,둘째날 이글 1개, 버디 6개 등 3라운드까지 보기없이 이글 2개와 버디 15개를 기록중이다. 이날 이글은 15번홀(5백55야드)에서 나왔다. 5번우드 세컨드샷을 2백48야드 날려 홀 옆 3m지점에 떨어뜨린 뒤 퍼트에 성공한 것.그 전홀까지 버디 2개로 선두가 위태로웠던 싱은 이 이글로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엘스와 우즈는 '실수' 때문에 싱을 따라잡지 못했다. 엘스는 첫 5개홀에서 4개의 버디를 잡고 공동선두로 치솟았으나 '이지 홀'인 9번홀(파5·5백21야드)에서 보기를 범하며 미끄러졌다. 어프로치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졌는데 라이가 나빠 탈출에 2타가 소요되고 만 것.엘스는 그러나 "누구나 파5홀에서 보기를 할 수 있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우즈는 이날 4언더파(버디6 보기2)를 쳤다. 합계 14언더파로 단독 7위.우즈는 15번홀에서 투온을 노린 세컨드샷이 그린 옆 깊은 러프에 떨어져 로스트볼이 됐다. 1벌타 후 다시 친 아이언샷을 올려 간신히 보기(4온2퍼트)로 막았다. 17번홀(파4·4백86야드)에서는 드라이버샷이 3백70야드나 나간 끝에 해저드에 빠져 두번째 보기를 범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