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호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여망을안고 '약속의 땅'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장도에 오른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 태극전사 20명은 7일 저녁 경기도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결집해 새해 결의를 다진 뒤 8일 오후 4시30분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전지훈련지 LA로 출국한다. 대표팀은 오는 26일까지 19일 간 본프레레호 출범 이후 최장기 전훈을 실시하면서 남미.유럽의 강호 콜롬비아, 파라과이, 스웨덴과 3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본프레레 감독이 지난 5일 휴가에서 돌아온 직후 이미 '무한경쟁'을 선언한 만큼 이번 전훈은 다음달 9일 상암벌에서 펼쳐지는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쿠웨이트와의 첫 결전을 앞두고 '옥석'을 가려낼 중대 실험이 될 전망이다. ◆남미.유럽의 벽 넘어라= 전훈 기간 맞닥뜨리게 될 평가전 상대는 모두 만만찮은 적수다. 본프레레호는 16일 정오(이하 한국시간) LA 콜로세움에서 콜롬비아, 20일 정오같은 장소에서 파라과이, 23일 낮 12시30분 LA 홈디포센터에서 스웨덴과 차례로 맞붙는다. 역대전적에서 콜롬비아에 1승2무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파라과이에는 2무1패,스웨덴에는 2패로 열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 콜롬비아는 월드컵 남미예선 6위를 달리고 있고파라과이(FIFA 랭킹 30위)는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FIFA 랭킹 13위의 '바이킹군단' 스웨덴은 유럽예선 8조에서 불가리아, 크로아티아를 제치고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가전 상대가 한국의 최종예선 상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다소 우위를 보이고 있는 만큼 '모의고사' 상대로는 제격이다. 본프레레호가 지난달 전차군단 독일을 무너뜨린 상승세를 몰아 남미.유럽의 벽을 넘는다면 자신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젊은 피' 무한경쟁= 이번 전훈의 화두는 '경쟁'이다. 그것도 단순한 포지션 경쟁이 아니라 대표팀에서 살아남느냐, 아니냐 자체를 결정짓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출범 이후 8골을 넣은 이동국(광주)까지 포함해 "어느 누구도개런티(출전 보장)를 받은 선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순수 국내파로만 구성된 전훈 멤버들은 일단 1차 시험에서 통과해야만 해외파가합류했을 때 주전 경쟁을 벌여볼 수 있다. 유럽 리그가 재개되면서 각국으로 복귀한 해외파 태극전사들도 이번 전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덜란드리그의 이영표(PSV에인트호벤)는 "전훈을 통해 국내파의 조직력이 갖춰지면 해외파가 합류해 전력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대교체는 결국 더 잘 뛰는 선수를 뽑겠다는 것 아니냐"며 경쟁체제를 의식했다. 공격진에서는 이동국을 비롯해 남궁도(전북), 김동현(수원), 최성국(울산)이 킬러경쟁을 벌이고 3개월여 만에 돌아온 김남일(전남)과 정경호, 김상식(이상 광주),김동진(서울), 김두현(수원), 김정우, 유경렬(이상 울산), 박규선(전북)이 버틴 미드필더진의 자리싸움은 한층 더 치열하다. 조병국(수원)의 부상 탈락으로 박재홍, 박동혁(이상 전북), 김치곤(서울), 김진규(전남), 오범석(포항)이 경쟁하는 수비진이나 '신.구 거미손' 이운재(수원), 김영광(전남)과 FA컵 MVP 김용대(부산)가 다투는 수문장 전쟁도 '바늘구멍'이기는 마찬가지다. 또 로버트 야스퍼트 피지컬 트레이너가 지휘하는 고강도 피지컬 프로그램이 태극전사들의 심신을 단련할 것으로 보인다. 본프레레호는 그동안 짧은 소집 기간 때문에 제대로 된 체력훈련을 소화한 적이없지만 이번에는 '고강도 파김치 훈련'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