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18홀 최소타 기록인 59타와 타이 기록을 수립하며 PGA그랜드슬램(총상금 100만달러) 첫 우승을 차지했다. 미켈슨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우아이의 포이푸베이골프장(파72.7천14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11개로 13언더파 59타를 쳐 2라운드 합계 17언더파 127타로 비제이 싱(피지)을 5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안았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미켈슨은 지난 77년 알 가이버거부터 시작해 칩 벡(91년), 데이비드 듀발(99년.이상 미국)이 차례로 수립했던 18홀 59타의 위업을 이루는 기염을 토했다. 또 98년부터 5년간 이 대회를 제패했던 타이거 우즈가 2002년 세웠던 코스레코드(61타)도 2타를 줄였다. 미켈슨은 이날 16번홀까지 12언더파 60타를 쳐 이미 우즈의 코스레코드를 경신,파3홀인 17번홀에서 그린을 놓쳐 위기를 맞는 듯 했으나 칩샷을 완벽하게 갖다 붙이며 무난하게 파를 세이브한 뒤 파5홀인 마지막홀에서 18홀 최소타 기록에 도전했다. 첫날 이 홀에서 이글을 잡았던 미켈슨은 두 번째 샷을 홀과 3m 가량 떨어진 그린에 안착시키자 갤러리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성공하면 58타로 18홀 최소타 기록을 경신하고 만약 놓쳐서 버디를 하면 기록과타이를 이룰 수 있는 상황. 미켈슨은 회심의 이글퍼트를 시도했으나 볼은 아쉽게도 홀 왼쪽을 살짝 빗겨나가고 말았다. 미켈슨의 이날 기록은 자신의 표현대로 마치 볼이 자석에 이끌려 들어가는 듯한퍼트 덕분이었다. 미켈슨은 파3홀을 제외한 14차례의 드라이브샷 가운데 오직 5차례만 페어웨이에안착시키고도 퍼트수는 23개에 그쳤다. 미켈슨은 "어떠한 그린에서도 이처럼 좋은 퍼트를 할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일단 볼이 그린에 올라오기만 하면 홀로 빨려들어갔다. 소름이 끼칠만큼 유쾌한 기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첫날 선두였던 US오픈 챔피언 레티프 구센(남아공)에 3타 뒤진 채 2라운드를 출발했던 미켈슨은 2번부터 7번홀까지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쓸어 담는 등 신들린 샷으로 전반에만 8타를 줄이면서 선두로 치고 나왔다. 미켈슨은 후반 12번홀부터 3개 연속 버디를 추가, 추격하는 구센을 4타차로 따돌린 데 이어 16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메이저대회에 47번째 도전해 올해 마스터스 우승컵을 안으며 `무관의 제왕'이라는 꼬리표를 털어버렸던 미켈슨은 첫 출전한 그랜드슬램 우승 상금 40만달러를 보태시즌 상금이 620만달러가 됐다. 그러나 1타차 2위로 1라운드를 마쳤던 싱은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으나 미켈슨의 상승세를 따라잡는 데는 역부족, 합계 12언더파 132타로2위에 머물렀다. 앞서 두 차례 이 대회에 출전해 번번이 우즈에게 발목을 잡히며 2위에 머물렀던싱은 우즈가 빠진 이번 대회에서도 2위에 머무는 아쉬움을 남겼다. 구센은 2번홀에서 이글을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하는 듯 했으나 이후 2타밖에줄이지 못해 합계 11언더파 133타로 3위. 브리티시오픈에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며 그랜드슬램에 첫 출전한 토드 해밀턴(미국)은 이날 3타를 잃어 합계 1오버파 145타로 최하위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