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는 FA(자유계약선수)의 몸값을 조정하기 이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전면적인 규약 개정에 나선다. KBO는 23일 경기도 광주 이스트벨리 골프장에서 8개구단 단장 모임을 갖고 선수들의 몸값 폭등을 적정선에서 제어하기 위해 `선수 등급제' 도입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오는 12월 7일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 상정키로 했다. `선수 등급제'란 최근 3년간의 성적을 토대로 전체 선수들을 A,B,C 등급 등으로 분류해 등급에 따라 계약금이나, 보상금 등을 균일액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KBO가 FA 규정을 재검토하게 된 것은 최근들어 FA의 몸값이 지나치게 폭등해 일부 재벌 구단이 우수선수를 싹쓸이해 전력 균형이 무너지면서 프로야구 전체 판이무너질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은 이날 FA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하면서 둘의 몸값만 99억원, 현대에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 39억6천만원을 보태면 총 138억6천만원을 투자했다. 이만한 금액을 치를 수 있는 구단은 국내에서 삼성이 유일하고 나머지 구단은 쓴 입맛만 다시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반 국민들의 바라보는 시각도 곱지 않은 실정이다. 심정수와 박진만이 총 99억원에 삼성에 입단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마자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대다수 야구팬들의 비난 댓글이 쇄도하고 있고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도 75% 이상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때문에 KBO는 FA 수급의 일방적인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FA 몸값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계약금과 보상금을 등급별로 정액화하는 규정을 검토중이다. 현행 KBO 규약에는 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심정수는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20억원의 계약금을 받았고 삼성이 현대에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은 무려 27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이상일 KBO 사무차장은 "관행적으로 지급되고 있는 계약금과 지나치게 많은 보상금을 일시에 없앨 수는 없지만 국내 실정에 맞게 적정선에서 무마하기 위해 선수 등급제를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프로야구선수협회의 나진균 사무총장은 "FA 제도가 시행된지 5년밖에 안돼 과도기적인 현상일 뿐이다. KBO가 듣도 보도 못한 `선수등급제'로 몸값을 묶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에 역행하는 일이며 전체적으로 국내 선수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될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FA 선수들의 몸값 폭등과 특정구단 쏠림 현상을 방지위해 KBO가 어떤 묘안으로 선수협회와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