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축구만 생각... 음악 감상이 낙' 한국축구대표팀의 수장 요하네스 본프레레(58) 감독의 한국 생활은 오로지 '축구'만으로 꽉 채워진 것처럼 보인다. 대표팀 소집 기간이 아닐 때에도 프로축구 K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등 국내에서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마다 어김없이 현장에 찾아가 직접 관전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 4일 북한산 산행에서 만난 본프레레 감독은 평소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는 물음에 "하루 종일 팀에 대한 구상과 선수들에 대한 생각을 하며 지낸다. 컴퓨터로 작업을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매일 대한축구협회 감독실에 출근하는 본프레레 감독은 낮에 일찍 퇴근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여가를 즐기지는 않는다는 것. 감명깊게 읽은 책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에 "축구에 관한 책밖에 보지 않는다"던 본프레레 감독은 개인 취미에 대해서도 "영화를 보러 가지 않는다", "골프를 치지않는다", "테니스는 좋아하지만 혼자서 칠 수는 없지 않나?"며 '재미없는' 대답을 연달아 늘어놓았다. 하지만 심심한 일상을 보내는 그에게도 음악만큼은 가까운 친구와도 같다. 본프레레 감독은 "컴퓨터를 이용해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멜로디가 아름다운노래를 좋아한다"면서 "차 안에서 듣기 위해 직접 CD를 만들기도 한다"고 자랑했다. 통역인 박일기씨에 따르면 "운전기사가 본프레레 감독에게 인터넷으로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받는 방법과 CD로 굽는 방법을 가르쳐줬다"고 한다. 지방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를 보러갈 때에는 차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음악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 30대 후반까지 현역 선수로 뛰었다는 본프레레 감독이 축구 다음으로 좋아하는 스포츠는 뜻밖에도 구기 종목이 아니라 사이클 경기. 특히 인간한계의 시험장이라고 불리는 프랑스 도로일주 사이클대회(투르 드 프랑스)는 본프레레 감독이 깊은 관심을 보이는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하나다. 본프레레 감독은 그러나 "미국의 루이 암스트롱을 가장 좋아한다"며 투르 드 프랑스 6연패를 이룬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미국)과 재즈 연주자 루이 암스트롱을 헷갈려해 주위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본프레레 감독은 이에 굴하지 않고 암스트롱이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지 한참동안 설명하며 사이클에 대한 지식을 과시했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 하나. 본프레레 감독도 한국 사람들처럼 술을 즐길까? 본프레레 감독은 "소주는 마시지 않는다"면서도 "맥주나 와인을 좋아한다. 맥주는 0.5ℓ도 단숨에 들이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