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챔피언스리그] 김도훈, K리그 자존심 살렸다
'토종 대표 골잡이' 김도훈(34.성남 일화)이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도훈은 27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파크타코르(우즈베키스탄)와의 원정경기에서 성남의 결승행을 결정짓는선제 득점포를 쏘아올려 이름값을 해냈다.
이날 축포는 전북 현대가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홈 경기에서 다잡은승리를 놓치며 결승행 티켓을 헌납해 자칫 'K리그 팀 전멸'의 우려가 높아지던 상황에서 터진 선제골이라 더욱 빛을 발했다.
지난 20일 홈 1차전 때 결정적인 찬스에서 크로스바를 튕기는 슈팅으로 고개를떨궈야 했던 김도훈은 다시 찬스가 찾아오자 '골잡이에게 두번 실수는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듯 전광석화 같은 인스텝 슛으로 네트를 가른 뒤 양팔을 벌리며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그라운드에 수놓았다.
그는 적지로 출국하기 전 "아시아 클럽 무대 정상에 반드시 서고 싶다.
한번 지켜봐달라"던 약속도 철석같이 지켜냈다.
김도훈은 팀 승리를 견인한 동시에 이번 대회 8호골을 기록해 득점 랭킹 공동선두로 올라서며 득점왕에 바짝 다가섰다.
8골로 공동 선두인 다롄 스더(중국)의 슬로베니아 용병 에르민 슬리약이 8강 탈락으로 이미 경기를 마쳤기 때문에 김도훈은 결승에서 단 1골만 추가해도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현재 7골로 득점 랭킹 3위를 달리고 있는 팀 동료 이성남이 오히려 강력한 경쟁자이고 결승 상대 알 이티하드의 골잡이 오테이비(5골)와는 격차가 벌어진 상태. 올 초 A3대회에서 2골 1도움으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김도훈은 이번 대회 득점 1위까지 차지하면 명실상부한 아시아 클럽 득점왕의 자리를 확인할 수있다.
지난해 K리그 시즌 최다골(28골) 기록을 작성하고 지난 16일 220경기 만에 최소경기 통산 100호골을 달성한 김도훈으로서는 국내외 프로리그 득점 타이틀을 사실상싹쓸이하는 셈이다.
올 시즌 전반기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팀 성적과 함께 추락을 경험했던 김도훈은 지난 8월 결혼 이후 한껏 물오른 골 감각으로 아시아 클럽 무대에서 대도약을 위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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