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팀 현대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꺾은 삼성이 21일부터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벌여 올 시즌 프로야구의 '왕중왕'을 가린다. 현대와 삼성은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끊임없이 자존심 대결을 벌여 왔지만 정작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지난 2000년 현대가 삼성을 4전승으로 제압한 적이 있다. 현대와 삼성의 이번 한국시리즈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팀 타율 0.275로 8개 구단 1위를 차지한 현대가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한다면 선동열 코치가 이끄는 삼성은 팀 방어율 3.76으로 1위에 오른 팀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시리즈는 브룸바-심정수-송지만으로 이어지는 현대의 클린업트리오와 삼성의 특급 불펜 3인방인 권오준-권혁-임창룡의 대결 여부가 승부의 키포인트다. 현대 타선의 핵심인 '용병 슬러거' 클리프 브룸바는 타격 1위(0.343),홈런 2위(33개),타점 3위(1백5개),출루율(0.468)과 장타율(0.608)도 각각 1위를 차지한 만큼 삼성 마운드의 요주의 대상 1호 인물이다. 팀 창단 23년 만에 '대포군단'에서 '철벽 마운드'로 팀 컬러를 바꾼 삼성은 특급불펜이 '믿는 도끼'다. 배영수-김진웅-호지스의 선발 3인방도 예전보다는 탄탄한 편이지만 삼성의 강점은 5회 이후 경기를 마무리하는 불펜 3인방과 선동열 코치의 마운드 운용방법이다. 특히 선 코치는 시즌 막판 다소 불안했던 임창룡을 한국시리즈에서 마무리로 고정시키는 대신 권오준은 롱릴리프와 셋업맨 뿐만 아니라 선발 투입도 가능한 '조커'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명장으로 불리는 김응룡 삼성 감독과 김재박 현대 감독의 머리싸움도 관심거리다. 김응룡 감독은 개인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11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고 지난 96년 현대 사령탑을 맡아 세차례 정상에 올랐던 김재박 감독 또한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을 내세워 불꽃 튀는 벤치싸움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