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2004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준결승 원정경기에서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에 일격을 당해 불리한 처지에 몰렸다. 조윤환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0일 새벽(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알 파이잘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1차전에서 줄곧 0-1로 뒤지다 후반 40분 삼바용병 보띠의 동점골로 귀중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듯 했으나 종료 직전 뼈아픈 결승골을 내줘 1-2로 졌다. 작년 FA컵 우승팀 전북은 이로써 홈앤드어웨이로 치러지는 준결승에서 먼저 1패를 안아 오는 26일 오후 7시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홈 경기에서 반드시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전북은 2차전에서 2골 차 이상 또는 1-0으로 이기면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따라 결승에 올라가고 2-1로 이기면 연장을 치러야 한다. 전북으로서는 주전 용병 힝키, 고메스의 경고 누적 결장과 박규선의 부상으로전력 공백이 컸던데다 이슬람권 라마단 때문에 현지시간 밤 10시를 넘겨 시작된 경기 시간, 무더운 현지 기온 등 여러모로 악조건 속에서 치른 한판이었다. 전북은 남궁도, 김연건 투톱을 겨냥한 보띠의 볼 배급으로 조심스럽게 공세를폈으나 전반 중반 미드필드 싸움에서 흔들리다 선제골을 빼앗겼다. 사우디 리그를 6차례나 제패한 알 이티하드는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다전반 22분 공격수 모하메드 누르가 미드필드 좌중간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방향을 돌려놓는 헤딩슛으로 네트에 꽂아넣었다. 전북은 리드를 허용한 뒤 최진철-박재홍-김현수가 탄탄한 수비벽을 재정비하고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전반 27분 최진철의 헤딩슛이 골키퍼 정면에 안기고 전반 35분과 37분김경량과 김연건의 중거리슛은 수비수에 걸리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혀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박재홍, 김현수가 옐로카드를 남발한 주심에게서 경고를 받는 등 불리한 분위기속에 패색이 짙어진 전북은 종료 5분 전 보띠의 한방으로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돌렸다. 전.후반 내내 키플레이어로 활약한 보띠는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얻어낸프리킥을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차 네트 우측 상단을 세차게 흔들었다. 그러나 전북이 적지에서의 무승부에 잠시 안도하고 있는 순간 알 이티하드가 곧바로 역습에 나섰고 후반 44분 루시아노의 오른쪽 측면 센터링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하마드 알 몬타샤리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집어넣어 다 잡았던 무승부가 안타까운 패배로 이어졌다. ◇20일 전적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전북 현대 1(0-1 1-1)2 알 이티하드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