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레바논과 비기면서 2006독일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여부를 2차예선 최종전으로 미뤘다.


<사진 : 13일 저녁(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예선 7조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에서 한국팀 선수들이 코너킥 찬스에서 서로 슛을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4일 새벽 레바논 베이루트시립경기장에서 펼쳐진 2006독일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2차예선 7조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8분 '맏형' 최진철(전북)이 '깜짝' 중거리포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어이없는 수비실수로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이로써 3승2무(승점 11)로 조 1위를 간신히 지킨 한국은 조 2위 레바논(승점10)과의 승점차를 여전히 1로 유지함에 따라 오는 11월 17일 몰디브와의 7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최종예선 진출을 가늠하게 됐다.


레바논도 같은날 베트남을 홈으로 불러들여 최종전을 치른다.


최진철의 슛이 일찌감치 터져 낙승이 예상됐던 이날 경기는 예전의 답답한 골마무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끝내 힘들게 풀어나가야 했다.


이동국(광주상무)과 안정환(요코하마)을 최전방 투톱으로 내세운 '3-4-1-2전술'로 나선 본프레레호는 경기 시작과 함께 정교한 패스를 바탕으로 미드필드 지역부터 강한 압박을 가한 레바논의 패기에 밀려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한국은 초반 수비수들의 긴 패스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


팽팽한 경기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맏형' 최진철.


전반 8분 송종국이 레바논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볼을 이어받은 최진철은 크로스를 올리는 척하면서 골키퍼가 왼쪽으로 치우친 틈을 타서 강한 오른발 아웃프런트킥을 날렸다.


최진철의 발끝을 떠난 볼은 그대로 오른쪽 골네트쪽으로 휘어 들어가면서 골키퍼의 손끝을 스치며 골대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빠른 선제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이영표(에인트호벤)와 송종국(페예노르트)의양측면 침투를 바탕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부정확한 크로스가 이어지며 '추가골 사냥'에 어려움을 겪었다.


레바논의 동점골은 한국 수비수들의 어이없는 실수에서 비롯됐다.


전반 28분 한국 진영에서 최진철이 한국 골대를 향해 백패스를 했고 유상철(요코하마)과 이운재(수원)가 볼처리를 어정쩡하게 미루는 사이 레바논의 스트라이커알리 나스리딘이 볼을 가로채 동점골을 터트린 것.


전반을 1-1로 마친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설기현(울버햄프턴)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부정확한 프리킥과 코너킥이 이어진 데다 공격수들의 슈팅이 번번이 골대를 벗어나며 답답한 경기를 이어나갔다.


한국은 후반 22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안정환이 날린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면서 땅을 쳤고 43분 김정우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추가골을 터트리지 못한 채 적지에서 최종예선행 헹가레를 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베이루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