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앙팡테리블' 고종수(26)가 프로축구 수원삼성의 '계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11일 고종수(26)에 대해 임의탈퇴 결정을 내린 수원삼성의 한 관계자는 12일 "2군 재활훈련에도 제대로 참가하지 않고 다시 뛰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아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함께 2군에서 재활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 사이에서 특정선수 봐주기가 아니냐는 불만까지 터져나와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임의탈퇴 공시는 고종수에 대한 구단내부의 불만이 참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왔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 2003년 일본 J리그 교토퍼플상가로 진출한 뒤 적응실패로 한국으로 돌아온 고종수는 지난 3월 FC서울과 수원 삼성간에 펼쳐진 스카우트 경쟁 끝에 차범근 감독의 품에 안기며 시즌 초반 팬들의 지대한 관심속에 K리그에 복귀했다. 하지만 고종수는 올시즌 초반 5경기에 교체 출전했을 뿐 그 또다시 팬들의 눈앞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허리통증을 호소한 고종수를 2군으로 내려보낸 수원은 잦은 훈련불참과 불성실한 태도로 다른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면서도 쓰린 속을 참아야만 했다. 고종수의 임의탈퇴 공시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예고됐었다. 수원은 당시 이유없이 팀훈련을 이탈하고 잠적한 고종수에 대해 징계를 논의했지만 차범근 감독의 의지에 따라 한번 더 기회를 주자는 쪽으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고종수는 그 이후로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임의탈퇴선수라는 멍에를 안게됐다. 임의탈퇴 공시로 고종수는 최소 1개월간 월급도 못받고 K리그에도 나설 수 없는처지에 놓였고 구단측이 임의탈퇴 복귀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계약종료시점까지 '무노동 무임금'의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수원측은 고종수의 상태를 계속 체크하면서 임의탈퇴 기간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월급이 정상적으로 지급되다보니 현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 같다"며 "재활기간 주변에서 격려해주고 용기를 줘야하는 데 그런 사람들이 적고 개인적인 정신력도 부족해 복귀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