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과 체력을 키워 최고의 라이더가 되렵니다." 지난 95년 친구가 모는 모터사이클 뒷자석에 타면서 느꼈던 쾌감을 잊지 못하고모터사이클을 모는 최윤례(27)씨. 국내 유일의 홍일점 프로 라이더로 활약하고 있는 최씨는 9일과 10일 이틀간 강원도 태백 준용서킷에서 열린 '스피드 축제' KT&G 로드레이스 챔피언십 7회 대회 슈퍼신인전에 출전, 남자 선수들 겨룬 끝에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우며 9위를 차지했다. 10일 경기에서 초반 출발이 좋았던 최씨는 중반부터 선두권과 거리가 멀어지기는 했으나 10위권 이내에 진입하면서 골인,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무려 3천300여명의 인터넷 팬카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최씨가 본격적으로 모터사이클을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친구가 모는 모터사이클을 탔다가 단박 매력에 빠져 95년부터 모터사이클을 몰던중 의상실을 운영하면서부터 손을 놓았지만 그의 머리 속에서는 한순간도 모터사이클이 떠나지 않았다. 모터사이클이 부모 다음에 만난 최고의 인연인 것 같다는 최씨는 결국 지난해 6월 이왕 모터사이클을 탈 바에는 프로 라이더가 되자며 과감히 프로에 데뷔했다. 최씨가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점은 비용 문제. 타이어값이 50만원인데, 하루 맹훈련하면 타이어가 닳아버려 바꿔야 한다. 또 한번 대회에 출전하려면 참가비 등을 포함해 300만원 가량 들어가는 등 재정부담이 적지않아 지난해에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한 대씩을 팔기도 했다. 안정적인 프로 라이더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스폰서가 필요한데 모터사이클 저변이 넓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는 것. 이 때문에 드라마 '북경내사랑'과 영화 '똥개'에서 대역으로 출연하고 광고 모델을 하는 등 가능한 모든 일을 하지만 연예인이 될 생각은 없고 이같은 활동을 통해 모터사이클이 대중에 더 알려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국내 모터사이클의 1인자가 되고 싶다고 당당히 포부를 밝힌 그는 "아직은 슈퍼신인전에 출전하는 신인급이지만 내년에는 쟁쟁한 실력자들이 모인 슈퍼전에 출전하겠다"면서 "남자들에 비해 배짱과 체력이 떨어진다는 약점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열심히 훈련한 만큼 결과가 안 나와 아쉬움이 남지만 레이스를 펼쳤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겨울에 차근차근 훈련하며 실력을 쌓을 테니 지켜봐달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