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부진을 털고 해결사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 팀의 명운을 걸고 방망이 대결을 벌이는 `웅담포'김동주(28.두산)와 기아의 `우승 청부사' 마해영(34)은 1번씩 타격왕을 차지했을만큼 정교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장타력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결정적인 한방으로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끈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부진을 겪으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러기에 3전2선승제의 단기전으로 승부가 판가름나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있는 무대인 준플레이오프에 나서는 이들의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지난 해 수위타자(타율 0.342)에 올랐던 김동주는 2001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4차전에서 10-8로 앞선 3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우승 감격을맛봤다. 하지만 올 해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19홈런 등 타율 0.286, 76타점에 그쳐 안타왕(165개)에 오른 홍성흔(86타점)보다 팀 기여도도 낮아 4번 타자 자존심에상처를 입었다. 방망이를 고쳐잡은 김동주는 시즌 막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진통제를 맞고 출전을 강행, 부진을 한방에 날려버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기아 중심타선의 핵인 마해영도 어깨가 무겁기는 마찬가지. 롯데 시절인 지난 99년 리딩히터(타율 0.372)에 올랐던 마해영은 2002년 LG와의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이승엽의 동점홈런에 이어 삼성의 21년 묵은 우승 한을 푸는극적인 결승 축포를 쏘아올린 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4년간 총 28억원을 받고 거포 부재에 애태우던 호랑이군단에 합류했다. 마해영은 그러나 시즌 11홈런 등 타율 0.281, 71타점에 머무르며 거액 몸값 타자로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종범-김종국-장성호-심재학으로 이어지는 화끈한 공격력의 상위타선을 받치는 마해영은 득점 찬스가 많아 영양가있는 한방을 때려주느냐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겪었던 기아의 포스트시즌 악몽 탈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