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호가 한국 축구의 명운을 건 벼랑 끝 승부인 레바논 원정을 앞두고 비장의 각오로 발진한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13일 자정(한국시간)레바논 베이루트 시립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7조 5차전레바논과의 원정 경기에 앞서 4일 낮 1시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다. 3일 K리그 경기를 치르고 먼저 뭉치는 국내파 14명은 만 하루 호흡을 맞춰본 뒤5일 저녁 8시30분 현지적응 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로 출국할 예정이다. 부상에서 완쾌한 맏형 유상철(요코하마)을 비롯한 해외파 8명은 오는 6일 현지적응 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 곧장 합류한다. 이번 결전은 월드컵 6회 연속 본선 진출의 최대 고비일 뿐 아니라 대표팀은 물론 전체 축구계가 한국 축구의 미래가 걸려 있다며 총력 지원을 선언한 중대 일전. 축구협회는 레바논 전력 탐색을 위해 허정무 수석코치를 2일 현지로 급파한 데이어 협회 수뇌부와 기술위원회, 팀 스태프가 '올인전략'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허 코치는 3일과 6일 레바논과 쿠웨이트의 평가전을 분석한다. 한국은 현재 3승1무(승점 10)로 7조에서 살얼음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3승1패(승점 9)의 레바논에게 질 경우 조 1위만 최종예선에 오르는 2차 예선에서 사실상 탈락하게 되는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이 고비만 넘는다면 8개팀이 4.5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겨루는 최종예선(내년 2월-9월)이 오히려 쉬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만일 레바논에서 일이 잘못되면 한국축구가 20-30년 퇴보할 지도 모른다"며 배수진을 쳤다. 본프레레 감독은 공격진에 메스를 대겠다는 당초 방침과는 달리 미드필더 김상식(광주), 수비수 박동혁(전북) 등 2명만 새로 발탁하고 기존 멤버는 지난달 베트남전과 같은 골격을 유지했다. 사안의 중대성과 원정경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급격한 세대교체보다는 팀 전력의 안정을 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본프레레호에는 이번 원정을 앞두고 희비가 엇갈리는 소식이 전해졌다. 팀 리더 역할을 맡을 유상철이 갈비뼈 부상에서 조기 회복해 합류하게 된 반면'키 플레이어' 중의 한명인 박지성(PSV에인트호벤)이 지난달 30일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당한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해진 것. 박지성은 정밀 진단 결과 왼쪽 발목 인대가 손상돼 2주 정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상태여서 레바논전 합류 여부를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출국 직전까지 상태를 지켜본 뒤 합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프레레호는 UAE 아부다비에서 10일 0시30분 현지 알 자지라 클럽과 평가전을갖고 10일 오후 결전지인 베이루트에 입성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