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에서 3종목을 석권하며 여자개인 6연패와 단체 5연패를 이뤘던 한국 양궁에 역시 절대 강자는 없었다. 15일 끝난 올림픽제패기념 제21회 회장기대회는 단체전에서만 그동안 호흡을 맞춰온 국가대표들이 제 몫을 해냈을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성현(전북도청) 등이개인전 순위권에도 들지 못한채 막을 내렸다. 아테네올림픽 2관왕 박성현과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이성진(전북도청)은 여자 개인전에서 각각 8강과 32강에서 탈락했고 남자대표팀의 간판스타 장용호(예천군청)또한 무명의 이상현(충북양궁협회)에 1위 자리를 내주며 32강에서 떨어졌다. 그나마 윤미진(경희대)이 이영지(한체대)를 누르고 여대부 개인전 우승을 차지해 국가대표의 자존심을 세웠지만 대학의 경우 선수층이 넓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그리 대단할 일만은 아니다. 특히 한국토지공사의 단체전 멤버에도 끼지 못한 조민화가 여자 일반부 개인전에서 우승하고 2000년 주니어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 경력 밖에 없는 홍지아(청원군청)도 2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 양궁의 경우 올림픽보다 국내대회의 수준이 더 높고 선수층또한 두텁다는 사실을 실감함과 동시에 내년에 예정된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대대적인 대표팀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을 예상케 했다. 서오석 여자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에 바람이 많이 불어 실력 외적인 요소도작용했지만 박성현, 이성진과 비슷한 실력자들이 많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차기 국가대표가 누가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지적이 너무 섣부르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박성현 등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귀국 후 끊임없이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활을 제대로 잡아볼 시간조차 없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 부진은 당연할 수 밖에없다는 주장이다. 남자대표팀 맏형 박경모(인천계양구청)는 행사 일정이 겹쳐 이번 대회 참가를포기했을 정도다. 서거원 남자양궁대표팀 감독은 "올림픽 이후 훈련도 제대로 못한 국가대표들을평가하는 것은 아직 이르며 전국체전에서는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