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의 태풍에 휩싸인 프로야구는 경찰수사가진행될수록 사건이 확대되고 있지만 정규시즌만큼은 강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상국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10일 "이번 사건으로 팬들에게 죄송한마음은 금할 길 없지만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중단없이 계속하겠다"며 일각에서제기되고 있는 시즌 중단설을 일축했다. 이날 현재 병역 브로커인 우모(38)씨의 수첩 메모를 통해 확인된 프로야구선수는 서울경찰청이 당초 발표했던 50명보다 훨씬 늘어난 70여 명으로 확인됐다. 이미 구속되거나 구속영장이 신청된 19명 중 포함되지 않았지만 각 팀 주전급선수 10여 명도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그러나 KBO는 이들의 이름이 거론됐다 하더라도 아직 혐의가 완전히 입증되지않았고 전원 구속될 것으로도 보지 않아 시즌을 계속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설사 이들 중 상당수가 구속되더라도 KBO와 8개 구단은 올 시즌을 계속한다는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이상국 총장은 "시즌 중단은 자칫 프로야구 해체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BO의 시즌 강행 방침에도 야구팬들의 외면으로 그라운드의 썰렁한 분위기는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올시즌 관중이 지난 해보다 10%이상 줄어든 가운데 병역파동이터진 지난 4일 이후 프로야구 평균 관중은 2천 명에도 훨씬 못미쳐 최악의 상황으로치닫고 있다. 8개 구단 역시 치어리더를 내세우지 않는 등 응원을 자제하는 입장이고 관중 동원에 나설 의욕조차 잃을 만큼 침울한 분위기다. 또한 주전급 선수들의 잇단 소환으로 각 팀 전력도 급변하고 있다. 올 시즌은 유례없이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팀을가리지 못하고 있지만 병역파동으로 인해 선발 출장선수들이 상당수 교체돼 승패가엇갈리고 있다. KBO와 8개구단은 어떤 경우에도 시즌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야구팬들의 차가운 시선으로 인해 `가을축제'가 돼야 하는 포스트시즌 열기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한편 국내 프로야구는 82년 출범 이후 단 한차례도 중단된 적이 없지만 메이저리그는 선수노조의 파업과 구단주들의 직장폐쇄로 8차례 중단됐고 일본프로야구는구단 합병에 반대하는 선수노조가 이번 주말 파업을 경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