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가 아쉽게 승리를 놓쳤지만 2경기 연속 퀄리티 피칭으로 전성기의 위력을 되찾았다. 박찬호는 2일(한국시간) 미니애폴리스의 메트로돔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⅓이닝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산발 8안타 2실점으로 막았으나 타선의 침묵과 마무리 투수의 난조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박찬호가 자신에게 쏟아지던 비난을 일소하는 힘찬 재기의한판이었다. 최고시속이 150㎞에 육박한 가운데 투심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 싱커까지 가미하면서 전성기에 버금가는 위력투를 자랑했다. 8회 1사까지 던지면서 투구수는 98개에 불과했고 볼넷은 단 1개도 없이 몸맞는공 2개만 허용해 하며 방어율을 5.14로 떨어뜨렸다. 승수는 변동없이 3승4패. 지난 달 27일 복귀전에 이어 이날도 출발은 불안했다. 텍사스가 1회초 에릭 영의 2루타와 마이클 영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으나 박찬호는 공수교대 뒤 첫 타자 새넌 스튜워트에게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맞아 1-1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2회를 공 6개만으로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은 박찬호는 3회초 텍사스타선이 케빈 멘치의 적시 2루타로 2-1로 앞서자 7회까지 리드를 지켜갔다. 4회에는 1사 뒤 로 포드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처리한 박찬호는 5회 2사 1,2루에서도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승리를 눈앞에 둔 박찬호가 다소 방심한 것은 8회말. 첫 타자 토리 헌터를 삼진으로 낚은 박찬호는 4번 저스틴 모네우에게 볼카운트2-1의 유리한 상황에서 조급한 승부를 벌이다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본인은 더 던지고 싶다는 의사 표시를 했지만 벅 쇼월터 텍사스 감독은 박찬호의 어깨를 두드린 뒤 마무리 전문 프란시스코 코데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믿었던 코데로가 경기를 망치며 박찬호의 승리마저 날렸다. 코데로는 5번 로 포드에게 좌전안타, 6번 크리스찬 구스만에게 우전안타를 맞아2-2 동점을 허용한 뒤 7번 테리 타이페에게 원바운드로 1루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2루타를 맞아 2-4로 뒤집어졌다. 결국 박찬호는 벤치에서 아쉬운 입맛을 다셨고 갈 길 바쁜 텍사스는 뼈아픈 역전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더욱 힘들어졌다. 그럼에도 부상과 부진을 털고 99일만에 빅리그에 복귀한 박찬호는 2경기 연속호투로 벤치의 신임을 두둑히 쌓으며 남은 시즌 텍사스 마운드의 주역으로 복귀할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