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금맥이 드디어 터졌다.


한국은 대회 3일째인 16일(한국시간)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마사회)가 남자유도 73㎏에서 우승, 아테네올림픽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3세계선수권 챔피언 이원희는 이날 아노리오시아홀에서 열린 유도 남자 73㎏급에서 승승장구한 끝에 결승에서 만난 비탈리 마카로프(러시아)에게 한판승을 거둬 월계관을 썼다.


이원희는 이날 첫 경기부터 결승까지 5경기 중 4경기를 한판으로 이겨 금메달갈증을 한결 시원하게 씻어줬다.


메달 소식이 없어 풀이 죽어가던 한국 선수단은 단비나 다름없는 이원희의 금메달로 종합순위 12위(금1, 동2)로 도약했다.


현역 여군 중사 이보나(상무)는 주종목도 아닌 사격 여자 트랩에서 동메달을 따는 '깜짝쇼'를 펼쳤다.


이보나는 한국 사격 사상 첫 올림픽 클레이 종목 결선 진출과 메달 획득이라는쾌거를 이뤘다.


남자 체조팀은 단체전 결승에서 171.847점을 얻어 일본(173.821), 미국(172.933), 루마니아(172.384)에 이어 4위에 올라 아깝게 메달은 따지 못했다.


금메달 싹쓸이에 나선 남자 양궁 트리오 장용호(예천군청), 임동현(충북체고),박경모(인천계양구청)는 개인전 첫날 64강전을 가볍게 통과했다.


첫 경기에서 스페인에 1점차 패배를 당했던 남자 핸드볼은 대회 2연패를 자신하던 강호 러시아를 35-32로 꺾어 8강 진출의 불씨를 지폈다.


역시 1패를 안고 있던 여자 배구도 홈코트의 그리스를 3-1로 격파하고 8강 진출희망을 되살렸다.


탁구에서도 남녀 복식 3개조가 일제히 8강에 진출, 메달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금메달이 '떼어놓은 당상'이라던 세계 최강의 배드민턴 혼합복식조 김동문(삼성전기)-라경민(대교눈높이)이 8강전에서 탈락해 충격을 줬다.


여자 하키도 예선 1차전에서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네덜란드에 2-3으로 역전패했다.


북한은 유도 여자 57kg급의 계순희와 역도 여자 58㎏에서 우승 문턱에서 좌절,은메달을 따는데 만족해야 했다.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인간 어뢰' 이안 소프(호주)와 `수영 신동'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맞대결은 소프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소프는 200m 자유형 결선에서 1분44초71로 피터 반 호헨반트(네덜란드)가 세운종전 올림픽기록(1분45초35)을 0.64초 앞당기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펠프스는3위(1분45초32)에 머물렀다.


대회 초반부터 몰아친 중국 돌풍은 이날 한결 거세졌다.


중국은 이날 남녀 역도에서 2개, 사격 1개, 수영 1개, 다이빙 1개 등 모두 5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아 참가국 가운데 맨먼저 금메달 두자리수를 돌파했다.


금 10, 은 4, 동메달 1개를 가져간 중국은 호주(금 6, 은 2, 동 5)를 큰 차이로따돌리고 메달레이스 선두를 질주했다.


중국의 독주는 사격(금 3, 은 1), 다이빙(금 3), 역도(금 2, 은 3) 등 강세 종목이 대회 초반에 몰려 있는 덕이지만 페이스가 예상보다 빨라 러시아와의 종합2위경쟁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점했다.


한편 김동문-라경민의 패배 뿐 아니라 여자 테니스 프랑스오픈 준우승자 엘레나데멘티에바(러시아.4번 시드)가 첫판에서 탈락하는 등 이변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이날 아테네에는 시속 40∼50㎞에 이르는 강풍이 불어닥쳐 조정 경기일정이 연기되고 시드니올림픽 남자 양궁 챔피언 사이먼 페어웨더(호주)가 1점짜리과녁을 맞히는 등 해프닝이 벌어졌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