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체코가 긴장하고 있다.

긴장의 고리를 늦출 경우 여차하면 8강에서 힘없이 무너진 프랑스의 전철을 밟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체코의 명장 카렐 브뤼크너 감독은 29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주목해서 봤다. 그들은 견고한 수비력을 가진 팀"이라고 말한 데 이어 30일에는 "그들은 수비만 강한 팀이 아니다. 강력한 공격력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하루만에 말을 바꿨다.

우승후보 체코가 다크호스 그리스를 맞아 그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세계 11위의 강호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변방 축구'라는 오명에 시달린 체코는 우승 문턱에서 '언더독' 그리스 돌풍의 희생양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객관적인 전력상 이번 대회에서 파죽의 4연승을 내달리며 전승 우승까지 노리는 체코가 그리스를 압도하고 있다.

유럽 4대 미드필드인 파벨 네드베드가 공수를 조율하고, 득점왕 0순위 바로시가 막강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는 체코가 그리스에 비해 분명 한수 위인 것은 사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을 꺾은데 이어 8강전에서 세계랭킹 2위인 디펜딩챔피언 프랑스를 격침시킨 그리스의 저력도 만만히 볼 수 없다.

그리스는 이번 대회 4강 진출 이전까지 월드컵과 유럽선수권대회 등 메이저대회에 겨우 2차례 출전했으나 단 1승도 챙기지 못할 정도의 그저 그런 유럽의 축구 변방에 지나지 않았지만 '킹오토' 오토 레하겔 감독의 조련과 용병술로 환골탈태했다.

그리스 개막골의 주인공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도 "4강에 오른 것만도 대단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체코와의 준결승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76년 대회 이후 28년만에 통산 2번째 우승, 그것도 무승부 없는 전승 우승을 넘보고 있는 체코와 메이저 대회 1승에 목말랐지만 한 번 마실 때 갈증을 완전히 해소하려는 그리스의 결전에 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이 쏠려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기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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