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에게서 히딩크의 모습이 보인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선사한 같은 네덜란드 출신의 거스 히딩크 감독과 지도 스타일 등 여러 면에서 닮은꼴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분발을 유도하기 위해 한때 홍명보(LA 갤럭시)와 안정환(요코하 마리노스)을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등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았고 필승무기인'파워 프로그램'을 개발한 주인공.

히딩크는 특히 죽음의 체력테스트(일명 셔틀런) 등을 통해 90분을 뛰어도 지치지 않고 유럽 거한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강철체력을 선수들에게 만들어주었는데 결국 이것이 4강의 기적을 일군 비결이 됐던 것.

패스 등 기본기와 실전 전술을 중시한 히딩크 감독의 훈련이 혹독했고 실수를 하면 그 자리에서 지적, 바로 잡아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네덜란드축구협회에서 코치 자격 코스를 밟을 때 히딩크와 동문수학한 본프레레 감독도 훈련법 등이 히딩크와 별반 다를 게 없어 시기상조인 점은 있지만 '히딩크 향수'를 느끼고 있는 상당수 팬들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먼저 태극전사들을 조련하는 데 필수 요건이 된 카리스마는 오히려 히딩크를 능가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강력하다.

아시안컵 등에 대비, 29일부터 파주 NFC에서 소집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본프레레 감독은 훈련 첫 날은 물론 30일에도 '호랑이 선생님'이 돼 선수들을 다그치는 등 녹록하지 않은 인상을 심어준 것.

훈련 중 고성을 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 그는 29일 연습에서 '스톱' 지시를 내렸음에도 김대의(수원)이 볼을 계속 몰고 가자 "나는 두번 말하기 싫다"며 불호령을 내려 주위를 '얼어붙게' 만들기도 했다.

전임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사람 좋은 '동네 아저씨' 같았던 반면 본프레레는 훈련 중 웃는 얼굴을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차가운 모습.

또 입에서 단내가 나고 숨이 턱에 찰 만큼 강도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을 몰아붙이는가 하면 간결한 패스 및 협력플레이를 강조하고 상당한 유머 감각을 갖춘 것도 히딩크와 같은 점이다.

물론 히딩크가 상황에 따라서는 백패스도 괜찮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본프레레 감독은 전방 패스을 중시하는 등 차이도 있지만 히딩크와의 유사성은 팬들에게 한국축구 부활의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파주=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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