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침착했으면 한두골 더 뽑을 수 있었는데.." 한국축구 차세대 스트라이커 박주영(19.고려대)이 청소년축구 사상 처음 '삼바군단' 브라질을 꺾는 '부산대첩'의 주역으로 요하네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화력시범을 펼쳤다. 박주영은 26일 부산국제청소년(U-19)축구대회 브라질과의 최종전에서 후반 2분날렵한 몸놀림으로 수비수 한명을 따돌린 뒤 골키퍼 옆을 꿰뚫는 땅볼 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박주영은 이후 총공세에 나선 브라질의 허점을 파고들어 문전에서 2-3차례 더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아직 어린 나이 탓인지 흥분을 가라앉지 못한 채 마무리에 실패해 추가골의 기회를 날렸다. 박주영을 지켜본 본프레레 감독의 평가는 전향적이면서도 냉정한 면이 없지 않았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대표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배워야 할 면이 많다." 본프레레 감독은 아시안컵 예비 엔트리에 들어 성인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박주영과 대회 MVP로 뽑힌 중앙 수비수 김진규(전남)의 움직임을 선발라인업 리스트를들고 체크해가며 유심히 관찰했다. 박주영은 "본프레레 감독이 온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의식했지만 경기가시작되니까 내 플레이를 하는데 온통 정신이 쏠려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4개 고교대회 득점왕을 싹쓸이하면서 혜성처럼 떠오른 박주영은 벌써 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은 물론 성인대표팀까지 각급 대표 명단에 모두 이름 석자를 올렸다. 지난 2월 중국에서 열린 2008스타스컵 일본전에서 결승골을 뽑은 데 이어 3월도쿄에서 열린 한일 청소년축구 대결에서 역시 결승골을 터뜨려 맞대결을 펼친 '괴물' 히라야마 소타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거칠 것없이 보이는 박주영에게도 아직은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훨씬 많다. 전문가들은 박주영이 천부적인 개인기와 패싱력, 골 감각을 타고 났지만 파워면에서는 아직 유럽.남미의 벽과 맞서 싸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유로2004에서 맹활약한 같은 나이 또래의 웨인 루니(잉글랜드)나 크리스티아누호나우두(포르투갈)와 비교하면 세계 무대에 내놓기에는 왠지 약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박주영은 "체력이 약해 보인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사실 이번에는 대학대회에서 7경기를 소화하고 부상으로 사흘 누워있다가 바로 나왔다. 하지만 그냥 벤치에앉아 있기는 싫었다. 다음 번에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옹골진 각오를 내비쳤다. (부산=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