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는 4위를 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메달을 따낼겁니다." 지난 84년 LA올림픽부터 96년 애틀랜타올림픽까지 4개 대회 연속 은메달 이상을수확했던 구기종목의 대표적인 `효녀'인 여자핸드볼이 시드니올림픽 4위의 부진을털고 다시 한번 메달을 사냥한다는 각오아래 훈련에 여념이 없다. 실제로 시드니올림픽 이후 서서히 몰락하는 듯했던 여자핸드볼은 지난해 12월올림픽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세계여자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후 "메달 색깔이문제일 뿐"이라며 자신감에 넘쳐있다. 태릉선수촌 훈련본부가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참고해 작성한 경기력 종합분석 결과에 따르면 여자핸드볼의 예상 성적은 2위. 은메달만 해도 빛나는 성과지만 승부욕이 넘치는 선수들은 여기에 만족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일본에서 활약하다 최근 대표팀에 합류한 간판스타 임오경(메이플레드)은 "입촌한 지 1주일 정도 됐는데 핸드볼이 금메달 가능 종목에서 제외됐다는 얘기를 듣고가슴이 아팠다"며 안타까워했다. 95년 세계여자선수권 우승의 주역인 임오경은 개인적으로도 국제핸드볼연맹(IHF)이 선정한 '96년 올해의 선수'에 뽑히는 영광을 누렸지만 정작 올림픽 무대에서는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적이 없다. 임오경은 "시드니 때는 입촌을 앞두고 임신하는 바람에 못나갔다. 이번에는 남편이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힘이 되어준다"며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선수생활의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표팀 후배들도 임오경, 오성옥(메이플레드) 등 해외파 선배들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달 치른 1차 해외 전지훈련에서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구의 강호들을 상대로 한 연습경기에서 5승1무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언니들에 못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96년, 2000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덴마크 국가대표팀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1승1무를 기록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 지난해 10월 갑작스럽게 대표팀을 맡아 세계선수권 3위로 이끌었던 임영철 감독은 "주전 해외파들이 합류해 이제야 팀을 꾸리고 합숙에 들어갔다. 상대적으로 짧은기간이지만 조직력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핸드볼은 여자팀에 관심이 집중된 것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부담없이좋은 플레이를 펼쳐 의외의 성과를 올리겠다는 각오다. 김태훈 남자대표팀 감독은 "세계 핸드볼의 흐름이 빠른 공격과 체력전이다. 우리도 체력에 주안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며 전략을 공개했다. 세계적인 핸드볼스타 윤경신(독일 굼머스바흐)은 "남자핸드볼은 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 이후 16년 만의 메달 도전이다.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