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슬럼프에 허덕이던 이승엽(롯데 마린스)이 화끈한 3점홈런과 짜릿한 결승 2루타를 터뜨리며 폭발했다. 이승엽은 23일 오사카돔에서 계속된 일본프로야구 긴데쓰 버팔로스와의 경기에서 1회 3점홈런에 이어 7-7로 맞선 9회초 결승 2루타를 뿜어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4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 2득점의 활약을 펼친 이승엽은 시즌 타율을 0.223에서 0.229로 끌어 올리며 8홈런, 30타점, 2루타 13개를 기록해 서서히 일본 야구에 적응력을 키웠다. 7번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롯데가 3-0으로 앞선 1회초 1사 1, 2루에서 긴데쓰의 우완 선발 야마무라 히로키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9구째를 통타, 우중간 펜스를 넘어 스탠드 상단에 꽂히는 140m짜리 대형 3점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20일 다이에 호크스전 이후 3일 만에 나온 시즌 8호포. 3회에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난 이승엽은 5회 볼넷을 골랐고 7회에는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그러나 잠잠하던 이승엽의 방망이는 9회초 결정적인 순간에 다시 폭발했다. 양팀이 7-7로 맞선 가운데 9회초 롯데의 선두타자 사토자키가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이승엽은 긴데쓰의 구원투수 후쿠모리의 2구째 바깥쪽 낮은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을 꿰뚫는 통렬한 2루타로 주자를 홈에 불러들여 천금같은 결승점을 올렸다. 그동안 밀어치는 타법을 구사하지 못해 `이승엽 시프트'까지 등장하며 곤욕을 치렀던 이승엽이 비로소 `용병 거포'의 체면을 세운 셈이다. 이승엽의 결승타로 승기를 잡은 롯데는 9번 니시오카의 적시타까지 이어져 2점을 리드했고 9회말 긴데쓰의 막판 추격을 1점을 막아 9-8로 힘겨운 승리를 낚아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났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