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슬럼프에서 헤매던 이승엽의 방망이가 마침내 폭발했다. 이승엽은 9일 일본 고베의 야후BB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와의 원정경기에서 2루타 2개를 포함해 6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심각한 타격 부진으로 2군 추락의 수모까지 겪었던 이승엽은 지난 4일 1군 복귀이후에도 3경기에서 9타수 1안타의 빈타에 허덕였지만 이날 4안타를 몰아쳐 시즌 타율을 0.225에서 0.243으로 끌어올리며 부진 탈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날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승엽은 1회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났지만3-2로 앞선 4회 내야를 강하게 튀기는 내야안타를 치고 나가 공격의 물꼬를 텄다. 또 롯데가 5-2로 앞선 5회에는 1사 1루에서 좌익선상을 타고 빠지는 2루타를 터뜨려 2,3루의 득점찬스를 만들었다. 이승엽이 공격의 포문을 열자 롯데는 5회에만 집중 5안타, 1볼넷, 실책 등을 묶어 대거 6득점, 11-2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른 이승엽은 6회에도 1,2루간을 총알같이 빠지는 우전안타를 쳤고 7회에는 2사 2루에서 우월2루타를 터뜨려 주자를 불러들였고 9회 마지막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승엽이 한 경기에 4안타를 몰아친 것은 일본 진출 이후 처음이며 2루타 이상의 장타를 친 것은 지난 5월1일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경기에서 3점홈런을 친 뒤 40일만이다. 롯데는 이날 이승엽과 후쿠우라가 4안타씩을 터뜨렸고 4번 베니는 선제 2점홈런을 치는 등 장단 23안타를 몰아쳐 오릭스를 17-7로 대파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