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노장-신인, 엇갈린 희비
올 시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만큼 노장과 새내기선수들의 활약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팀은 없을 듯 하다.
한용덕,송진우,오봉옥,장종훈 등 한때 그라운드를 호령했던 30대 후반의 베테랑투수와 타자들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반면 올해 갓 입단한 송창식,김창훈,최진행 등`신인 트리오'는 선배 뺨치는 고감도 활약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구 세대간 명암은 타자보다 마운드쪽이 더욱 극명하게 교차된다.
8개 구단 현역 선수를 통틀어 최고령인 투수 한용덕(39)의 그림자가 가장 짙다.
지난 90년대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38)와 함께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한용덕은 올 시즌 중간계투로 10경기에서 나서 승패없이 1홀드의 초라한 성적을 내고 무뎌진 볼끝 때문에 결국 지난달 28일 2군으로내려간 뒤 소식이 없다.
지난해 후반기 팔꿈치 수술을 한 뒤 올 시즌 재기의 향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 `회장님' 송진우도 3승(3패1세이브)에 그쳐 통산 최다승행진에 가속도를 내지 못하고있고 오봉옥(36) 역시 지난 1∼20일 2군을 다녀왔으나 2승(1패)에 8점대 방어율(8.72)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타석에 오를 때마다 야구사를 새롭게 쓰는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36)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지난 4일 1군에서 말소됐다 3주 만인 25일 복귀한 장종훈은 올 시즌 출장한 23경기 중 선발은 고작 5게임에 불과했고 대타로 주로 나서 2홈런 등 타율 0.216(37타수 8안타)의 빈타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달리 신인들은 투.타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유승안 감독에게 강한 믿음을 심어줘 주전 한 자리까지 꿰차는 행운을 잡았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계약금 2억원에 입단한 루키 투수 송창식(19)은 지난 29일 L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것을 포함해 팀내 최다인 5승으로 강력한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또 계약금 4억2천만원을 받은 천안북일고 출신의 신인 투수 김창훈(19) 역시 3승으로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내야수 최진행(19.덕수정보고 졸업)도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장타력을 뽐내며 올 시즌 8홈런 등 3할대 타율(0.306)에 23타점을 기록, `겂없는 신인'으?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치고 올라 오는 싱싱한 후배들에 치여 설 자리를 잃은 독수리군단의 노장들이다시 힘을 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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