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유럽 대륙이 다음달 1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축구전쟁'에 휩싸인다.

`유럽의 월드컵'으로 월드컵 버금 가는 지구촌 최대 축구 이벤트인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가 13일 새벽 1시 포르투갈 포르투 드라가우스타디움에서 개최국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망의 결승전이 펼쳐지는 7월5일까지 23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주최국 포르투갈을 제외한 유럽 전역의 50개국이 10개조로 나눠 치열한 예선과홈앤드어웨이 플레이오프를 거쳐 살아남은 16개국이 4개조로 나눠 펼치는 유로2004본선은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축구의 흐름과 판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유럽 강호들의 대격전장이자 별들의 경연장이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실제 월드컵보다 더 재미있는 경기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할 것"이라며 "유럽이 축구의 새로운 모델을 항상 제시해온 만큼 이번 대회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망했다.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되면 그동안 빅 리그 무대를 빛냈던 스타들과 차세대 기수들이 `앙리 들로네(유럽선수권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해 이베리아 반도의 서쪽 끝 포르투갈의 녹색 그라운드 10곳으로 몰려든다.

포르투갈 당국은 무장경찰을 총동원해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등 테러 방지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별 판세와 빅 매치 6월13일부터 24일까지 A-D 4개조로 나눠 풀리그로 벌어지는 조별리그는 모두 24경기. 이후 각조 1, 2위팀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준준결승은 6월25일부터 28일까지,준결승은 7월1일과 2일 각각 열리고 결승전은 7월5일 새벽 3시45분 리스본 루즈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주최국 포르투갈이 포함된 A조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선두를 다투고 러시아와 그리스가 복병으로 꼽힌다.

지난 89년, 91년 세계청소년대회를 제패한 `골든 제너레이션'이 서른을 훌쩍 넘긴 포르투갈은 FC포르투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브라질 출신 귀화선수 데코와 파울로 페레이라, 코스티냐 등 신예 플래티넘 세대들이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조련을 받아 안방에서 `흑표범' 에우제비오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기세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본선에 올랐지만 최근 A매치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고 라울(레알 마드리드)과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페르난도모리엔테스(AS모나코) 등 공격진 만큼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예선 6조에서 스페인을 제치고 1위로 본선 무대에 올라온 그리스와 쉽사리 전력을 가늠하기 어려운 러시아는 A조를 예상 밖의 혼전으로 몰고갈 수도 있다.

B조에서는 디펜딩챔피언 `레블뢰' 프랑스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종가' 잉글랜드의 도전도 만만찮다.

프랑스는 2002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을 딛고 자크 상티니 감독 취임이후 A매치에서 90%가 넘는 기록적인 승률에다 예선 8전 전승으로 급피치를 올려 유럽선수권 44년 사상 첫 2연패의 영광을 꿈꾼다.

96년 대회 4강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14일 새벽격돌은 대회 초반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되기에 충분하다.

B조에서는 크로아티아도 98년 프랑스월드컵 3위의 저력을 무시하기 어렵고 FIFA랭킹 47위의 스위스도 54년 자국 월드컵 8강 이후 반세기만의 대파란을 노린다.

C조에서는 지난 대회 준우승팀 `아주리군단' 이탈리아가 빈틈없는 진용을 갖추고 있지만 북유럽 파워 축구의 양대 축 스웨덴과 덴마크가 조 수위 자리를 위협하고있고 세대교체에 성공한 불가리아도 쉽게 볼 상대는 아니다.

이번 대회 `죽음의 조'는 체코와 네덜란드, 독일이 한데 모인 D조. 16일 독일-네덜란드, 20일 네덜란드-체코, 24일 독일-체코전은 한경기도 빼놓기힘든 빅 매치가 될 전망이다.

파벨 네드베드(유벤투스)를 앞세운 체코는 예선 3조에서 7승1무 무패에 23골을몰아친 화력과 공수의 밸런스를 자랑하고 있고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도 멤버의 이름값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

한일월드컵 준우승팀 독일은 최근 A매치에서 루마니아에 1-5로 대패하는 등 기복이 심한 편이지만 `뉴 전차군단'을 외치며 2006년 자국 월드컵을 향해 진군하고있다.

본선 참가국 중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52위인 라트비아는 플레이오프에서 한일월드컵 3위 터키를 좌초시키며 본선에서 두번째 대이변을 노린다.

◆전문가들이 본 우승 후보 축구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프랑스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포르투갈, 체코,이탈리아, 잉글랜드 등을 `빅5'로 꼽았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프랑스, 포르투갈, 체코, 잉글랜드를 우승 후보 4강으로 꼽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다음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축구의 큰 축을 짚어보고 전술적인 변화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선 해설위원은 "유럽축구는 조직과 힘을 중시하는 유형과 개인기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대별해볼 수 있는데 현재의 전력과 큰 대회에서의 전통이라는 변수를고려하면 프랑스와 잉글랜드, 이탈리아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위원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티에리 앙리(아스날)와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에다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을 보유한 프랑스가 역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이지만 체코, 스웨덴 등 다크호스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축구전문지 `베스트일레븐'은 "포르투갈, 러시아, 프랑스, 잉글랜드, 스웨덴,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를 8강 예상국으로 꼽을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위험한 예측일 뿐"이라며 "그리스, 스위스는 물론 라트비아까지 강하다"고 관측했다.

◆별들의 경연장 70년대 게르트 뮐러(서독)와 80년대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90년대 루드 굴리트(네덜란드), 2000년대 다비드 트레제게(프랑스)까지. 월드컵에 못지않은 세계 축구의 별들이 유로2004로 12회째를 맞은 역대 유럽선수권대회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지단과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이상 레알 마드리드) 등 이미 최고의 스타반열에 오른 별들 외에도 유로2004를 통해 2006독일월드컵으로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차세대 스타들이 즐비하다.

포르투갈에는 `젊은 호나우두' 크리스타안 호나우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챔피언스리그의 영웅 데코(포르투)가 눈에 띄고 스페인은 함대 사령관 후안 카를로스발레론(데포르티보)이 진가를 발휘할 때다.

`러시아의 오언'으로 불리는 21세 신예 드미트리 시체프(로코모티프 모스크바)와 프랑스의 신형 병기 루이 사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드니 고부(올림피크 리옹), 잉글랜드의 19세 신동 웨인 루니(에버튼), 챔피언스리그에서 7골을 넣은 크로아티아의 꽁지머리 다도 프로소(AS모나코)도 빅 스타로의 도약을 노린다.

파울로 말디니가 빠진 이탈리아 빗장수비의 핵 알레산드로 네스타(AC밀란)나 바이킹 군단의 `포스트 라르손' 프레드릭 륭베리(아스날), 브라이언 라우드럽의 덴마크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욘달 토마손(AC밀란), 에베 산(샬케04)도 주목해볼만 하다.

불가리아 축구영웅 스토이치코프의 기를 이어받은 다미타르 베르바토프(바이엘레버쿠젠),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신예 라파엘 반 데르바트(아약스)와 박지성의 팀동료 아르옌 로벤(PSV에인트호벤), 뉴 전차군단의 기수 케빈 쿠라니(슈투트가르트)도 명성에서는 아직 밀리지만 언제든 큰 별이 될 자질을 갖춘 재목들. 이밖에 스콜라리(프로투갈), 상티니(프랑스), 스벤 고란 에릭손(잉글랜드), 조바니 트라파토니(이탈리아), 루디 푀일러(독일) 등 쟁쟁한 명장들의 지략대결을 지켜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유로2004 본선 조 편성(괄호안은 FIFA 랭킹) A조= 포르투갈(20위) 스페인(3위) 러시아(30위) 그리스(34위) B조= 프랑스(2위) 잉글랜드(12위) 크로아티아(25위) 스위스(47위) C조= 이탈리아(11위) 스웨덴(21위) 덴마크(14위) 불가리아(38위) D조= 체코(10위) 네덜란드(4위) 독일(9위) 라트비아(52위) ◆역대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개최지.우승팀 1960년= 1회 프랑스 개최/옛 소련 우승 1964년= 2회 스페인 개최/스페인 우승 1968년= 3회 이탈리아 개최/이탈리아 우승 1972년= 4회 벨기에 개최/서독 우승 1976년= 5회 유고 개최/체코 우승 1980년= 6회 이탈리아 개최/서독 우승 1984년= 7회 프랑스 개최/프랑스 우승 1988년= 8회 서독 개최/네덜란드 우승 1992년= 9회 스웨덴 개최/덴마크 우승 1996년= 10회 잉글랜드 개최/독일 우승 2000년= 11회 네덜란드.벨기에 공동개최/프랑스 우승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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