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카 소렌스탐(34·스웨덴)은 지난해 미국PGA투어 콜로니얼대회와 이벤트대회인 스킨스게임에서 남자프로들과 대결하면서 무엇을 배웠을까. 소렌스탐이 미국에서 발간되는 골프매거진 최신호에서 '남자골퍼들로부터 배운 것'을 소개,눈길을 끌고 있다. ◆벙커샷=소렌스탐은 콜로니얼대회 이후 무엇보다도 벙커샷 실력이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남자프로들,특히 톰 퍼니스 주니어 등이 벙커에서 스탠스 폭을 넓게 취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스탠스가 거의 드라이버를 치는 자세와 흡사했다. 소렌스탐은 이를 그대로 따라하기로 했다. 그렇게 했더니 다리의 움직임이 거의 없어졌고 상체만으로 스윙이 가능해졌다. 상체가 잘 돌려질수록 클럽페이스를 오픈하기 쉬워졌고 볼을 더 높고 소프트하게 띄울 수 있게 됐다. 소렌스탐은 여기서 배운 벙커샷을 토대로 2주 후 열린 맥도날드LPGA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안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칩샷=치핑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콜로니얼대회 전까지 그린에 따라 클럽을 바꿔가며 낮게 굴리는 칩샷을 구사해왔던 소렌스탐은 "타이거 우즈가 대부분 로브웨지 하나로 칩샷을 한다는 걸 알게 됐다.우즈는 볼을 홀 근처까지 날렸다.그때부터 나도 로브웨지로 칩샷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이 우즈에게서 본 샷은 탄도가 낮으면서도 그린에 떨어지면 한두번 바운스한 뒤 곧바로 멈추는 '로샷(low shot)'이다. 소렌스탐은 '로샷'을 하려면 볼을 우측발쪽에 놓고 손이 볼보다 앞쪽에 위치한 '핸드퍼스트' 형태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백스윙이 평소보다 더 길게 이뤄져야 한다. 볼을 높게 띄우려면 볼을 스탠스 중앙쪽으로 보내고 손은 볼 뒤쪽에 오도록 하는게 필수다. ◆페이드 샷=소렌스탐은 또 레티프 구센,필 미켈슨,프레드 커플스 등이 도그레그 홀에서도 과감하게 드라이버샷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자신은 도그레그홀에선 4번이나 7번우드로 레이업을 하곤 했는데 남자골퍼들은 숲이나 벙커를 가로질러 쳤다는 것. 소렌스탐은 원래 드로(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구질이라 반대쪽으로 휘는 페이드 구질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페이드 샷을 하기 위해서는 티를 낮게 꽂고 클럽페이스는 목표를 바라보게 한 후 오픈스탠스를 취한다. 이 상태에서 몸이 선 자세로 스윙하면 페이드 구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소렌스탐의 설명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