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2010년월드컵축구대회 개최국이 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다. FIFA는 이날 오후 7시 집행위원 24명의 비밀투표를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로코,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등 유치 신청을 한 아프리카 5개국 중 개최지를 결정해 발표한다. 현재 판세에서 남아공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공식적으로 철회 의사를표명한 튀니지는 투표 직전 유치 신청을 공식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방식= 1차 라운드에서 전체 참석 집행위원의 과반수를 득표한 나라가 나오면 곧바로 개최지로 결정되고 그렇지 않으면 최소 득표국을 제외한 뒤 2차, 3차라운드로 들어간다. 같은 방식으로 후보국을 줄여나가다 최종 2개국이 남으면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캐스팅보트로 한표를 행사할 수 있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과반을 얻으면 개최지가 된다. 한국에서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집행위원으로 한표를 행사한다. 13일 유럽으로 출국한 정 회장은 "한일월드컵처럼 공동 개최국이 있었으면 지지했을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적절한 판단 기준을 갖고 한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축구 전문 칼럼니스트 랍 휴즈는 "취리히의 FIFA 회의장에 앉는 24명의 위원들은 귀중한 한표를 던지는 동시에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그들은 오로지 한나라에만 상을 줄 수 있고 나머지로부터는 친구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세= 현재 판도는 200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서 독일에 12-11 한표 차로밀려 아깝게 꿈을 접었던 남아공이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한 것으로 관측된다. 남아공은 9개의 경기장을 이미 보유하고 있고 4곳을 더 건설할 계획으로 인프라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경제력, 교통, 관광 수요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FIFA 실사단은 최근 현지 조사 보고서에서 남아공에 가장 높은 점수를 매겼고모로코, 이집트가 그 다음 점수를 얻었다. 남아공은 지난 95년 럭비월드컵과 2003년 크리켓월드컵을 개최한 적이 있지만축구대회로는 세계적인 이벤트를 한 적이 없다. 한국올림픽축구팀은 지난해 초 남아공 4개국 초청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어 인연을 맺고 있다. 남아공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자국 출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 샤를리즈 테론 등을 취리히 현지에 합류시켜 막판 대대적인 유치전을 편다는 계획이다. 남아공과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모로코는 94년, 98년, 2006년 유치신청에 실패한 뒤 이번이 `4수' 도전이다. 지리적으로 유럽과 가깝고 날씨가 좋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현재 수준급 경기장이 3곳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인프라면에서는 다소 밀린다. 이집트는 아프리카네이션스컵을 이미 3차례나 치렀고 2006년에도 대회를 개최하기로 해 축구에 관한 한 아프리카의 맹주임을 자처하고 있다. 리비아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아들로 이탈리아 프로축구 페루자에서 뛰는 사디 카다피를 내세워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열세로 평가되고 있고 튀니지는 이미 경쟁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