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아가 중심타선의 부활로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회복했다. 올 시즌 강타자 마해영, 심재학 등을 보강한 기아는 시범경기 1위에 올라 시즌 전 대다수의 전문가로부터 현대와 함께 '2강'으로 꼽혔었다. 기아는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집단적인 슬럼프에 빠져들어 한때 최하위까지 처지는 등 4월 한 달을 중하위권에서만 맴돌았다. 에이스 김진우가 무릎수술로 시즌을 접고 최상덕의 가세가 늦어지는 등 선발투수진의 어려움이 컸지만 막강화력을 뽐낼 것으로 기대했던 타선이 터지지 않은 것도부진의 원인. 하지만 중심타선이 살아나자 기아는 최근 10경기에서 6승2무2패를 거두며 12일 현재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특히 박재홍은 1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선두 현대와의 경기에서 홈런 2방을 몰아치며 팀의 5-4 승리를 이끌어 상위권 진입의 일등공신이 됐다. 0-3으로 뒤진 2회말 1점포를 쏘아올린 데 이어 3-4로 바짝 추격한 5회말 2사1루에서는 역전 2점포로 원맨쇼를 펼친 것. 마침 개인통산 200홈런까지 달성한 박재홍은 최근 5경기 타율 0.300을 기록하며시즌 성적을 타율 0.250, 5홈런, 20타점으로 끌어올렸다. 박재홍과 함께 잔인한 4월을 보냈던 마해영도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381을 쳐낸 고감도 방망이로 부진탈출에 시동을 걸었다. 마해영은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넘겨 올 시즌 기아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으나 시즌 초반 대포는커녕 타율 2할도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기대했던 홈런포는 아직 2방에 머무르고 있지만 일단 정확도가 높아진 만큼 곧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년 연속 3할 타자 장성호는 타순을 2번으로 옮긴 뒤 연일 맹타를 휘둘러 3할타율(0.301)을 회복해 박재홍과 마해영에게 충실하게 찬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5경기 타율이 마해영과 마찬가지로 0.381인 데다 지난 5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혼자 7타점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팀 타율(0.261), 팀 방어율(5.37) 모두 꼴찌이면서도 강력한 불펜과 기동력을 앞세워 순위경쟁을 벌였던 기아가 중심타선의 화력까지 살아나 당분간 상위권에 계속 머무를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