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홈런킹'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의 타격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3월27일 세이부전을 통해 일본 무대에 공식 데뷔했던 이승엽이 4일까지 출장한 정규리그 32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5홈런 등 타율 0.246(118타수 29안타), 19타점, 15득점. 상대 투수의 견제로 14개의 사사구(몸 맞는 공 2개 포함)가 있었다고 하나 삼진도 무려 27개에 이른다. 지난해 한국에서 56홈런을 쏘아올리며 아시아신기록을 세우고 일본 정벌의 큰뜻을 품고 현해탄을 건넌 `국민타자'의 성적표로는 너무 초라하다. 팀내 주전 1루수 자리를 다투는 후쿠우라 가즈야가 3할대에 육박하는 타율 0.292를 기록중이고 같은 용병 매트 프랑코(타율 0.342), 베니 아그베아니(타율 0.272)가 주축 타자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이승엽의 그림자는 더욱 짙다. 설상가상으로 롯데가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결정하면서 자칫 2군으로 강등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규정상 팀 용병 보유한도가 4명이어서 현재 선발투수 케빈 멘치의1군 잔류가 확정적인 만큼 타자 3명(이승엽, 프랑코, 아그베아니) 중 성적이 저조한이승엽이 2군행 후보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승엽은 최근 극심한 타격 슬럼프 탓에 시즌 전망까지 어둡게 한다. 지난달 23일 상대 투수의 공에 오른팔 윗부분을 맞는 부상으로 1경기 결장했음에도 6일 후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부상 우려를 털어내는 듯 했지만 5일오릭스전에서 안타를 뽑기까지 12타석 연속 무안타 행진이 이어졌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전체 페넌트레이스 140경기를 소화하더라도 이승엽이 일본 진출 첫 해 목표로 내건 `30홈런과 타율 0.290 이상'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5월의 사나이'라는 별명처럼 이승엽의 방망이가 5월에 유독 불을 뿜었던 전례를 생각한다면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승엽은 국내 한 시즌 최다홈런(54개)을 때렸던 지난 99년과 아시아신기록을세웠던 지난해 5월에만 15개의 대포로 월간 최다기록을 작성했다. 또 부상 여파 등으로 흐트러졌던 타격 밸런스의 문제점을 톰 롭슨 타격코치의도움으로 원인 처방을 하고 있어 조만간 특유의 `몰아치기'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부진한 타격 성적에 애를 태우고 있는 이승엽이 시원한 홈런포를 날리며 한국대표타자의 자존심을 회복하기를 팬들은 고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