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대장' 박경완(32.SK)이 `아시아홈런킹'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을 대신해 한국 프로야구 홈런 타자의 새로운 대명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난 2000년 홈런왕에 올랐던 박경완이 올 시즌 들어 경이적인 홈런 페이스를보이며 홈런사를 새롭게 써가고 있는 것. 지난 시즌에는 세계 최연소 300홈런과 56홈런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운 이승엽이 홈런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게 사실. 그러나 박경완이 이승엽의 일본 진출로 촉발된 올해 `포스트 이승엽' 경쟁에서확실한 초반 주도권을 장악하며 홈런 기록 제조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박경완은 2002년 송지만(현대)이 수립했던 역대 4월 최다홈런기록(10개)과타이를 이루며 지난 94년 이후 1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도 달성했다. 또 박경완은 지난 16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2방의 대포를 쏘아올리며 12경기 만에 10호 홈런 고지에 올라 `헐크' 이만수(미국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연수)가 보유하던 개막 후 최소경기 10홈런기록(19경기)을 7경기나 앞당겼다. 또 이승엽이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던 지난해의 29경기보다 무려 17경기나 빨라이달 남은 11경기에서 이승엽의 월간 최다홈런기록(15개)까지 갈아치울 태세다. 지금과 같은 홈런 페이스라면 13경기를 소화한 박경완이 페넌트레이스 전체 133경기를 마치면 산술적으로는 102.3개의 홈런을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홈런더비 2위(5개) 그룹인 트로이 오리어리(삼성) 등과의 격차를 5개로 벌리며 40홈런으로 타이틀을 차지했던 2000년에 이어 4년 만에 홈런킹 복귀에 대한 성급한 기대까지 부풀린다. 박경완의 폭발적인 홈런 비결은 지난 겨울의 강도높은 웨이트트레이닝. 지난 2002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3년간 19억원을 받고 현대에서 SK로이적한 박경완은 그해 동계훈련 때 무좀균이 허벅지 위까지 올라오는 바람에 훈련량이 적어 지난해 15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틈만 나면 웨이트레이닝으로 팔과 손의 파워를 길렀고방망이도 870g의 가벼운 것을 선택, 스윙 속도까지 한결 빨라졌다. 특히 공격 8개 부문 중 도루와 최다안타를 제외하고 타율(0.444), 타점(18타점),득점(16득점), 장타율(1.178), 출루율(0.545) 등 전 부문 1위를 달리는 고감도 타격감과 영양가 높은 방망이도 박경완의 거침없는 홈런 행진을 돋보이게 한다. 지난 91년 전주고 졸업 후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해 쌍방울로부터 고작 600만원을 받는 연습생으로 입단했으나 다시 한번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는 박경완. 박경완은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한 덕에 안타에 그칠 타구도 펜스를 넘어가곤 한다. 올 시즌 홈런 목표를 30개로 세웠으나 홈런 페이스가 좋아 목표량을 상향조정할 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